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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고 병들어 보호소에 버려진 노령견, 20세가 되어 하늘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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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고 병들어 보호소에 버려진 노령견, 20세가 되어 하늘로 떠나다

입력
2023.03.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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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고령의 나이로 보호소에서 생활하다가 세상을 떠난 노령견의 사연이 일본 내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연 속 주인공은 시츄 품종의 '안젤로'로 2017년 11월 일본 히로시마 동물 복지 센터에 버려졌어요. 입소 시 마르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기에 즉시 수의사 진료를 받았는데요. 당시 15세로 추정될 만큼 나이가 많고, 만성 위장염과 심장병을 앓고 있었다고 합니다. 또 안구 돌출이 되어 실명된 상태였어요. 종합적으로 이미 노령에 많은 질병을 가진 상태라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센터로 들어온 당시의 '안젤로', 일본 히로시마 동물 복지 센터 홈페이지 캡처

센터로 들어온 당시의 '안젤로', 일본 히로시마 동물 복지 센터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동물 복지 센터 직원들은 포기하지 않고 안젤로가 조금이나마 고통이 없이 생활하기 위해 정성으로 돌봤어요! 마침 센터에는 '올드 도그 하우스'라는 질병이 있는 노견들을 위한 시설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기에 여기서 생활하게 되었죠. 이 시설은 직원들과 수의사가 24시간 상주해 개들을 돌보고 있어서 안젤로 같이 관리가 필요한 중증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일본 히로시마 동물 복지 센터 홈페이지 캡처

일본 히로시마 동물 복지 센터 홈페이지 캡처

많은 나이와 질병 때문에 좋지 않은 예후를 들었던 것과는 다르게 안젤로는 센터에 잘 적응하며 기운을 되찾았어요. 특히 사람의 손길은 좋아하지 않았지만, 다른 개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본 직원들은 마치 개들을 포용하는 온화한 할아버지 같다고 표현할 정도였죠. 종종 산책도 하며 잘 생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본 히로시마 동물 복지 센터 홈페이지 캡처

일본 히로시마 동물 복지 센터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안구 돌출증을 치료하기 위해 하루 10번 정도 안약을 투여하고, 심장병 관리를 위해 네 종류의 심장약을 먹으며 힘든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그럼에도 금방 세상을 떠날 것 같은 처음 모습과 달리, 센터 입소 후 무려 5년 동안 더 살다가 지난해 겨울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해요. 그것도 질병으로 고통스럽게 떠난 것이 아닌 자다가 편안하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직원들은 아직도 안젤로가 얼마나 열심히 살아남았는지, 그리고 다른 개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지 떠올리면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하네요. 15세라는 많은 나이에 센터에 입소하고 투병을 하면서도 5년이나 더 살다 간 기특한 안젤로가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생활하길 바라겠습니다.



동그람이 최예진 tmt99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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