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럽 통신사업자 모임 간 양해각서 체결
넷플릭스 CEO "통신사 이중과금, CP 투자 줄어들 것"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3'에서 대표적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인 한국과 유럽의 통신사들이 거대 정보기술 기업(빅 테크)을 상대로 망 이용 대가 분담을 요구하는 '연합군'을 꾸리기로 했다. 유럽연합(EU)에서 빅 테크 기업의 네트워크망 투자를 위한 비용 분담 논의가 본격화하는 도중 나온 움직임이다. 그러자 콘텐츠 제공자(CP) 진영의 대표 선수 넷플릭스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등판해 반대의 뜻을 못 박았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MWC23' 전시장에서 '한-유럽 통신협회 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KTOA는 "한국-유럽의 교류를 활발히 하고 특히 '망 이용에 대한 공정하고 합리적 비용 분담' 등을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27일 EU 집행위원회의 티에리 브르통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기조연설을 통해 "통신사가 빅 테크에 네트워크에 대한 공정한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유럽은 대규모 투자를 위해 공정하게 분배된 자금 조달 모델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EU 집행위는 초고속 네트워크를 유럽의 모두에 연결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면서 "네트워크 사업자와 트래픽을 이용하는 사업자 사이의 이분법적 선택의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ISP(Internet Service Provider)와 CP(Content Provider) 중 어느 한쪽을 대놓고 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빅 테크' 진영은 반격에 나섰다. 28일 MWC23에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연설의 상당 부분을 망 사용료 논란에 할애하며 통신사 진영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ISP의 이중과금 움직임은 콘텐츠에 대한 투자 감소, 창작 커뮤니티의 발전 저하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 통신사 요금제가 가진 매력을 반감시키고 소비자 피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유럽에서 시작된 논의가 한국의 '망 사용료법'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MWC23 전시장을 찾아 EU 집행위원회 인사들과 만났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시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만나 "EU 집행위에서도 네트워크 투자가 지속 가능하도록 어떤 구조를 짜야 하나 고민하고 있더라"면서 "이 부분에 있어서는 CP들도 어떤 방식으로 이바지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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