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공갈연대", 김기현 "자기 실력으로 해야"
천하람 "온 우주가 김기현 돕는데 과반 못 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4명은 전당대회를 꼭 일주일 앞둔 1일 서로를 겨냥한 강도 높은 공방전을 이어갔다. 황교안 후보는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재차 부각시켰고, 김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연대 대상인 나경원 전 의원을 재차 거론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천하람 후보는 김·안 후보를 번갈아 때리며 결선투표 진출을 자신했다.
황교안 "김기현 땅 고압선도 휘었다" 金측 "송전탑 고지대 설치 당연"
황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 투기 의혹과 관련 "단순한 시세차익 문제가 아니라 권력형 토건비리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후보 땅을 지나는 고압선이 일직선이 아니라 꺾여 있다"며 "김 후보가 쓸 땅을 피해 간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김 후보가 "자기 땅으로 터널이 지나가도록 압력을 넣는 사람이 세상에 있느냐"라고 한 것과 관련해 "김 후보 땅은 아주 낮은 구릉이라 터널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먼저 고압선이 휘었다는 지적에 대해 "송전탑은 대부분 고지대에 설치하는데, 서쪽은 낮고 동쪽은 높은 김 후보 지형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널이 아닌 일반 도로가 들어설 것이라는 주장에는 "송철호 전 울산시장 시절 두 차례 용역에서 모두 김 후보 땅에 터널을 뚫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라고 나왔다"며 응수했다.
안철수 "김나연대는 공갈연대" 김기현 "자기 실력으로 하라"
안 후보는 이 같은 의혹을 내년 총선과 연결시켜 공세를 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에서 거기에 대한 자료를 이미 많이 모아놓고 있다"며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면 내년 총선 거의 끝까지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후보는 또 김 후보가 전날 대구에서 나 전 의원과 함께한 것과 관련 "한마디로 공갈연대"라며 "린치를 가하고 협박을 해서 끌어오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도 역공에 나섰다. 땅 투기 의혹에 대해 "가짜뉴스를 마구잡이로 퍼 나르는 사람들 때문에 참 기가 막히다"라며 "반성하라"고 맞받았다. 안 후보의 '공갈연대' 발언에 대해선 "훌륭한 선수는 남을 뒤에서 끄집어 당기지 않고, 자신의 실력으로 앞을 향해 달려 나가는 것이다. 실력으로 잘 경주하시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천 후보는 김 후보와 안 후보를 두루 겨냥했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장제원 의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윤심 등 거의 온 우주가 김 후보를 도와주고 있다"며 "70~80% 지지율은커녕 왜 과반도 못 하느냐. 이건 '김기현 리스크'가 작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에 대해선 "이번에 구도를 완전히 잘못 잡았다. 어떤 당원이 선택할지 모르겠다"며 "천하람, 김기현 결선을 200%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김·안, 영남 표심 잡기... 4일부터 투표 시작
후보들은 4일 시작되는 본경선 투표를 앞두고 당원이 많은 영남권 공략에 주력했다. 김 후보는 이날 경북 안동·영주·상주시, 안 후보는 경북 포항·경남 창원시를 찾아 표심을 훑었다. 본경선 투표는 4·5일 모바일 케이보팅으로 진행된다. 미참여 선거인단은 6·7일 전화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투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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