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
여론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말해 봐야 소용없다'는 냉소주의도 함께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과학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맥레이니 역시 타인의 마음을 바꾸는 시도가 무의미하다고 믿었던 비관론자였다. 하지만 그는 굳건했던 동성 결혼에 대한 미국 내 반대 여론이 2010년부터 급격히 바뀌는 현상이나, 음모론을 추앙하던 유튜버가 한순간에 입장을 뒤집는 모습 등을 목격하면서 신념을 바꾼다. 그의 신간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은 생각이 꽉 막힌 확증편향 시대에 상대의 마음을 열 설득의 기법을 제안하는 책이다.
저자는 최신 심리학·신경과학 연구를 망라하고 완강했던 믿음을 바꾼 이들을 직접 인터뷰해 심리적 메커니즘을 밝힌다. 그는 사람이 믿음과 태도, 가치관을 수정하게 되는 원리를 알아보기 위해 논쟁적 사회 이슈 설득으로 언론과 학술 저널의 주목을 받은 선거운동 단체를 찾았다. 이 단체는 논리적 근거를 설명하기보다 유권자의 말을 경청하며 주제와 관련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설득에 성공했다.
저자는 또 2015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군 '드레스 색깔 논쟁'을 예로 들어 마음이 바뀌는 과학적 근거를 밝힌다. 스코틀랜드 가수가 SNS에 올린 파란색 바탕에 검은색 레이스가 달린 드레스 사진은 보는 사람에 따라 흰 바탕에 금빛 레이스가 달린 옷으로 판단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저자는 평소 접하는 조명이 자연광인가 인공광인가에 따라 객관적 지표로 여겨 온 색깔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덧붙인다.
결국 타인의 마음을 바꾸려면 진정한 공감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상대가 어떤 견해를 가졌느냐보다 왜 그런 견해를 갖게 됐는지 묻는 게 설득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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