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제안 홈페이지 개설... 현 SM 경영진엔 "무모한 투자"
SM엔터테인먼트의 1대 주주로 올라선 하이브가 주주 제안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소액 주주 설득에 나섰다. 최근 SM 현 경영진이 소액주주를 상대로 표심 확보에 뛰어든 데 이어 하이브도 호소에 나선 것이다.
하이브는 2일 오후 주주제안 캠페인 페이지인 'SM 위드 하이브'(SM with HYBE)를 열고 SM 운영에 대한 비전을 공개했다. 또 주주제안 설명 영상을 함께 올려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전자 위임 페이지 개설, 믿음직한 사내이사 후보"
하이브에 따르면, 이들은 캠페인 웹사이트 내에 전자 위임 페이지를 마련하고 개별 주주들이 보유한 의결권을 간편하게 위임할 수 있도록 했다. 보유 주식수에 관계없이 누구나 주주권을 원활히 행사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SM) 주주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많은 문제점을 가진 현 SM 경영진 측 사내이사 후보와는 다르게 하이브 주주제안 측 사내이사 후보는 잘못된 관행과 문제를 깨끗하게 단절, 정리할 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사내이사 후보자로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CLO),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을 제안한 상태다.
이들은 "하이브의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면, 과거 SM의 경영상 문제를 주도하고 승인했던 인물들과 주주가치 제고에 일관성 없는 잣대를 적용한 얼라인파트너스 관계자들은 의사결정권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진수 사내이사 후보자 역시 "현 경영진의 무모한 투자는 주주 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불가리・기아차 모두 인수 후 브랜드 가치 상승"
이재상 사내이사 후보자는 하이브가 구상한 '윈 투게더'(Win Together) 비전을 소개했다. 이 후보자는 "SM의 본질인 음악 사업은 오리지널 음악 콘텐츠의 품질 최고주의 철학을 공고히 유지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무리하게 설계된 신인 데뷔 및 앨범 발매에 대해 현실적으로 검토하는 동시에, 아티스트 브랜드 형성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특히 명품 브랜드 불가리와 현대기아차의 사례를 들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불가리는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 인수되기 전에는 성장 침체와 브랜드 가치 하락을 면치 못했다"며 "2011년 LVMH 그룹에 인수된 후 크리에이티브(창조성)의 독립성을 보장받았고 LVMH의 아시아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시장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아자동차는 현대차 그룹에 인수되기 전 연평균 2.3%이던 매출 성장률이 인수 이후 연평균 11%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판매량도 6배 이상 폭증하며 글로벌 톱클래스 자동차 브랜드가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SM 현 경영진은 최근 소액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하이브가 SM 지분을 최대 40%까지 보유하고 나머지 60%를 일반 주주가 갖게 되면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자기들 편에 서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재까지 SM 현 경영진과 하이브 양측 모두 경영권 확보를 위한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가요계에서는 지분 60% 이상을 차지하는 소액 주주를 상대로 끝까지 치열한 표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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