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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VIP만 초청받는다? 시크릿쥬쥬까지 등장해 MZ세대 놀이문화 된 패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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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VIP만 초청받는다? 시크릿쥬쥬까지 등장해 MZ세대 놀이문화 된 패션쇼

입력
2023.03.04 12: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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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처럼 꾸민 패션쇼 첫 회 1000명 찾아
안무가 가비, 댄스크루 어때 등 지원사격
NCT 착용 의상 업사이클링해 굿즈 만들기도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캣워크 페스타' 오프닝쇼에서 의상을 선보인 모델들이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에스팀 제공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캣워크 페스타' 오프닝쇼에서 의상을 선보인 모델들이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에스팀 제공


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입구는 개성 있게 차려입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로 붐볐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에스팀 소속 신인 모델 36명이 런웨이를 활보하는 '에스팀 뉴 아이콘 쇼'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이다. 10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지만 민소매 톱이나 핫팬츠 등 과감한 의상을 입고 온 사람이 많았다.

잠시 후 공연장 불이 꺼지자 수백 개의 휴대폰 불빛만 남았다. 특별한 이벤트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기 위해 카메라를 켠 것. 무대 한가운데 먼저 선 디제이가 디스코펑키와 힙합, 뉴웨이브·빈티지·일렉 등으로 분위기를 바꿀 때마다 각기 다른 분위기의 의상을 입은 모델이 등장했다. 이날 스탠딩석에서 패션쇼를 본 정주은(21)씨는 "신인 모델들이 무대에 서는 것을 보기 위해 왔다"며 "나중에 저 무대에 서고 싶은 저에겐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예매하는 패션쇼' 스탠딩석까지 북적

3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공연 시작 전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박지연 기자

3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공연 시작 전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박지연 기자


패션 모델 매니지먼트사 에스팀이 이날부터 사흘 동안 선보이는 '캣워크 페스타' 풍경이다. 공연의 콘셉트는 누구나 볼 수 있는 패션쇼와 아트웍 전시. 그동안 소수의 패션업계 관계자들만 초청받던 패션쇼를 콘서트 형식으로 바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만든 것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좌석 600석과 스탠딩석을 포함해 총 1,000명 가까운 인파가 무대 주변을 가득 채웠다. 대부분 20, 30대였다. 좌석 2만5,000원, 스탠딩석 1만 원으로, 패션쇼가 영화 티켓과 비슷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문화공연으로 탈바꿈한 덕분이다.

패션쇼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이 '패션&셀럽 퍼포먼스'는 첫 이틀 동안 하루 네 차례 열린다. 안무가 가비와 댄스크루 어때, 싱어송라이터 수란, 뮤지션 제이미 등이 공연을 하거나 런웨이에서 지원사격을 한다. 에스팀은 장윤주, 한혜진 등 유명 모델들이 속한 회사다.



K팝 가수 착용 의상으로 소장용 굿즈 만들기도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캣워크 페스타'에서 관계자들이 다국적 보이그룹 NCT가 착용했던 의상을 직접 꾸며 소장하는 '실크스크린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에스팀 제공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캣워크 페스타'에서 관계자들이 다국적 보이그룹 NCT가 착용했던 의상을 직접 꾸며 소장하는 '실크스크린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에스팀 제공


다른 전시장에선 K팝 가수들이 한 번 입은 뒤 버려지던 무대 의상을 업사이클링해 재탄생시킨 컬렉션과 굿즈가 등장했다. 다국적 보이그룹 NCT 멤버들이 입었던 의상을 재활용해 자신만의 소장품으로 만드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30년 넘게 세대를 아우르며 최근 MZ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 인플루언서 시크릿 쥬쥬도 한정판 굿즈를 입고 전시장 한쪽을 차지했다.

대중에게 문턱을 낮춘 이 특별한 쇼는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모델을 관리하던 회사인 에스팀이 직접 선보인 첫 무대에서 패션쇼도 하나의 상품으로 가치가 있음을 증명한 셈이기 때문이다. 화보와 굿즈 등 유통산업에서 작업물에 그치던 것들을 콘텐츠와 결합해 작품으로 만드는 문화콘텐츠 창작 산업도 MZ세대의 호응을 얻었다. 박신의 에스팀 상무는 "패션쇼와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매년 열 예정이고 해외에서 선보일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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