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3일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TF’ 실무작업반 1차 회의 결과를 공개했다. 전날 열린 회의엔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한은과 금감원, 학계·금융사업자단체 등 민관 전문가가 대거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은행이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정부 특허에 의해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음”에도 고금리 ‘이자장사’로 공익을 외면하는 행태를 질타한 데 따른 정책행보가 첫발을 뗀 셈이다.
은행 ‘이자장사’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개선정책 방향은 ‘공정하고 투명한 은행 거버넌스’와 ‘경쟁 촉진을 통한 고금리 관행 타파’에 맞춰졌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따라 1차 회의에서는 당장 시행조치로 현재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공시되는 예대금리차 정보에 더해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도 추가 공시키로 했다. 또 전세대출금리 비교공시, 가계대출금리를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 등으로 세분화해 공시하는 방안 등을 예고했다.
다만 은행업 추가 인가나 스몰라이선스·소규모 특화은행 도입 등을 통한 ‘은행 수 늘리기’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제기됐다. 은행 수를 늘려도 새 은행들이 판을 바꾸는 대신, 기존 과점적 구조의 구성원으로 포섭될 가능성이 되레 더 크다는 이유다. 또 실질경쟁이 치열해진다 해도 과잉영업 등으로 자칫 금융시스템 안정성이 훼손되면 위기 시 시스템 불안이 증폭되는 부작용이 되레 더 커진다는 점도 지적됐다.
결국 1차 회의 결론은 은행 신규허가든 대출창구 다양화든 ‘은행 수 늘리기’만으로는 고금리장사를 막는 효과를 내기 어렵고, 부작용 가능성도 만만찮다는 것인 셈이다. 또 금리 비교공시를 강화해도 과점구조에 따른 ‘금리 동조화’를 막지 못하면 헛일이 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대통령 주문을 무작정 강압하면 안 된다. 국책은행에 소비자금융 금리 선도 역할을 부여하거나, 은행 이자수익을 환원해 ‘사회적 금융’을 확대하는 등 전환적 방안을 검토토록 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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