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동의안 '이탈표' 파장에
사흘간 1만4,000명 신규 가입
당내 여론 주도층으로 부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체포동의안 '이탈표' 파장으로 수세에 몰리자 지지층의 당원 가입이 급증하는 등 결집세가 나타났다. '수박 색출'에 동조하는 신규 당원들은 향후 당내 여론 형성을 주도하며 비이재명계 인사들과 대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투표가 치러졌던 지난달 27일 오후부터 2일 오후까지 사흘 만에 1만4,000여 명의 신규 당원이 가입원서를 제출했다. 일평균 4,600여 명꼴로 직전까지 하루 평균 500명 안팎에 불과했던 신규 당원 가입 규모와 비교하면 폭발적 증가세다. 현재 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한 권리당원 규모는 120만 명대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당원이 늘어난 이유는 이 대표 지지층의 결집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 강도가 강해지면서 지지층의 보호본능을 자극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법리스크는 인정하더라도 '정권에 야당 대표를 재물로 바칠 수는 없다'는 위기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이 대표가 패배한 지난해 대선 직후에도 이틀 만에 2만 명에 달하는 신규 당원이 몰리며 지지층 결집이 나타난 바 있다.
지지층이 당원 가입까지 하며 행동에 나선 배경에는 비명계에 대한 반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는 당원 가입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는데, 게시글마다 "국민의힘보다 더 나쁜 '수박'을 걸러내는 데 기꺼이 참여하겠다" 등 격앙된 반응들이 담겨 있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수박'은 강성지지층이 비명계 인사를 경멸할 때 쓰는 용어다.
신규 당원들은 향후 당내 여론을 주도하는 '스피커' 역할을 자처할 가능성이 많다.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당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당 일각의 주장이 관철되면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민주당에선 이 대표 재신임을 묻는 당원투표를 추진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정치혁신위원회는 권리당원의 여론조사를 당무감사에 반영하자는 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핵심 관계자는 "신규 당원들이 권리당원이 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성지지층이 당에 대거 유입되면서 비명계와의 갈등도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개딸' 등 일부 지지층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비명계 의원들의 색출을 요구하며 '수박 깨기'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러자 이 대표는 다음 날 페이스북에서 "우리 안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민생을 방치하고 야당 말살에 몰두하는 정권을 견제할 동력은 약해진다. 이럴 때 가장 미소 짓고 있을 이들이 누구인지 상상해 달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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