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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기업 꼬리표 떼려면 SM 필요한데…카카오 '쩐의 전쟁' 뛰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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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기업 꼬리표 떼려면 SM 필요한데…카카오 '쩐의 전쟁' 뛰어들까

입력
2023.03.07 07: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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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해외 매출 비중 높은 SM과 시너지 기대
카카오엔터 기업공개 성공 위해서도 SM 필요
카카오가 SM 쉽게 포기 않을 것으로 전망
공개매수가 13만 원만 잡아도 1조 원 이상 필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한국일보 자료사진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비욘드 코리아' 전략을 펴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리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K팝 시장에서 SM의 영향력만 놓고 보면 포기할 수 없는 매물임에는 틀림없지만 하이브와 사생결단 맞대결을 펼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달 말 새로운 SM 이사회를 꾸리는 주주총회가 계획된 만큼 카카오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다만 하이브가 공개매수에서 실패하면서 카카오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경영진은 SM 경영권 인수와 관련해 여러 시나리오를 따져보고 있다. 법원은 3일 이수만 전 창업자가 제기한 SM 유상증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인다고 결정했다. 당초 이날 SM 지분 9.05%를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서려던 카카오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카카오 미래 청사진 위해선 SM 필요"

SM의 대표 아이돌 그룹 에스파(aespa).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의 대표 아이돌 그룹 에스파(aespa).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SM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비욘드 코리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의 63%를 해외서 거둔 SM은 카카오에 최적의 파트너다. 카카오는 자사의 정보통신(IT) 플랫폼 기술에 SM의 아이돌 그룹 등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다양한 엔터 사업을 벌인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비욘드 코리아의 핵심 역할을 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SM 경영권 확보가 더욱 중요했다. 카카오엔터는 아이유, 아이브, 더보이즈 등 여러 아이돌 그룹을 키운 소속사를 보유하지만, SM 수준의 대형 기획사는 확보하지 못했다. SM 후광 효과를 통해 글로벌 엔터 회사로서 기업 가치를 더 높이길 기대했다.

카카오엔터는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 IPO)도 성사시키며 차근차근 계획을 추진해 왔다. 카카오엔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1조2,000억 원을 투자받았다. 카카오엔터가 투자금의 절반(5,769억 원)을 인수합병(M&A)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투자 당시부터 SM 인수 계획을 점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이브 공개매수 실패, 카카오 재참전 가능성 열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이날 SM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이날 SM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통해 SM 주식의 0.98%의 지분을 취득하는데 그친 점은 카카오에겐 긍정적이다. 당초 하이브는 공개매수에서 총 25%의 지분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하이브의 SM 전체 지분율은 15.78%로, 하이브 역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카카오가 '쩐의 전쟁'에 뛰어들었을 때 SM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점이다. 이미 지난달 1일 8만6,700원이었던 SM 주가는 경영권 분쟁 소식이 알려지자 13만 원대까지 무려 50%가량 상승했다. 이날도 SM 주가는 13만100원으로 0.7%(900원) 올랐다.

하이브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앞서기 위해선 카카오가 SM 지분 3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공개매수가를 13만 원으로만 잡아도 1조 원 넘게 필요하다. 하이브도 또다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하이브를 제외한 SM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8.96%), KB자산운용(5.12%), 컴투스(4.2%)가 있다. 나머지 61%는 소액주주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경우 30% 이상 지분을 단기간에 공개매수 또는 블록딜 형태로 가져와야만 인수 가능성이 생긴다"며 "주주총회 개최 이전에 카카오가 공개매수 등을 통해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그럴 경우 SM 주가가 한 번 더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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