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압도적 행동 취할 준비" 담화
다음 주 한미 연합연습 반발 성격 짙어
국정원 "이달 또는 다음 달 도발 가능성"
"신형 ICBM·군사정찰위성 발사할 수도"
올해 상반기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도발 명분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북한이 1, 2개월 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험 발사하거나 정상 각도 발사를 시도하는 등 강력한 방식의 위협을 과시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국가정보원은 7일 "북한이 한미훈련과 정상회담 등이 예정된 3, 4월에 핵 훈련과 신형 고체 ICBM을 발사할 소지가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한국)의 과시성 군사행동들과 온갖 수사적 표현들은 의심할 바 없이 우리가 반드시 무엇인가를 통해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조건부를 지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적중하고 신속하며 압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상시적 준비 태세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의 이날 담화는 오는 13~23일 실시될 '자유의 방패'(FS) 한미연합연습에 대한 반발 성격이 짙다. 이번 훈련에서는 전구급(국가 총력전 개념) 실기동 연합연습이 부활하며 핵추진 항모 등 전략자산이 전개될 예정이다. 북한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안이다. 또 지난 6일에는 미국의 장거리 폭격기 B-52H(스트래토포트리스)가 서해 상공에서 우리 전투기와 연합훈련을 하는 등 최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잦아졌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한미연합연습이 '침략훈련'이므로 보복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는데 김여정의 담화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북한 지도부가 지금껏 보여주지 않던 새로운 도발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식량난과 자금난이라는 한계 속에서 정세 주도권을 쥐려면 최소 비용으로 최대 억제력을 보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핵전투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정원도 북한이 3, 4월 중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이 핵과 재래식 전력을 결합한 대규모 훈련을 전개하고 신형 고체 추진 ICBM을 발사할 소지가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4월 중 정찰위성 발사가능성도 있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ICBM의 사거리를 줄여 정상각도로 시험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도 했다.
북한은 지금껏 ICBM을 정상 각도(30~45도)보다 높은 각도로만 발사해 최대 사거리(1만㎞ 이상)를 이론상으로만 입증해 왔다. 만약 정상 궤도 발사에 성공한다면, 실제 미국 본토를 위협할 능력이 있음을 확인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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