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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날 돌아본 여성 노동...절반이 비정규직, 남성보다 35% 적은 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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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날 돌아본 여성 노동...절반이 비정규직, 남성보다 35% 적은 임금

입력
2023.03.08 04:30
수정
2023.03.08 09:4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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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남성 월평균 339만 원, 여성 220만 원
근속 연수는 짧고 비정규직 비율은 47%
고위공무원 10%, 상장회사 임원 5%만 여성
큰 임금격차, 유리천장으로 '성평등 후진국'


3·8 세계 여성의 날을 나흘 앞둔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여성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유리천장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나흘 앞둔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여성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유리천장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여성이 70%인 '여초직장'임에도 진급해서 관리자가 되는 건 전부 남성이었다. "왜 나는 진급 안 시켜주냐"는 질문에 "여자는 결혼해서 애 낳느라 진급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남자는 현장직 월급으로는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힘든데 여자 월급치고 이 정도면 괜찮지 않냐"는 답변을 들었다.

김예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 대전분회장

세계 여성의 날(8일)을 맞아 돌아본 한국 여성 노동자의 현실은 이렇게 요약된다. 만 15세 이상 여성 중 절반만 고용됐고, 그중 절반은 비정규직이며, 남성 임금의 70%도 받지 못하고 있다.

7일 정경윤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금노동자 중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220만 원이었다. 남성(339만 원)보다 119만 원 적었다. 남성이 100만 원을 벌 때 여성은 약 65만 원을 받았다는 뜻이다.

2022년 상반기 남성과 여성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단위:원
민주노동연구원, 2022년 상반기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 분석


35.1%에 달하는 임금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개한 우리나라 성별 임금격차보다 크다. OECD의 2021년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1.1%로, 이스라엘(24.3%), 일본(22.1%), 라트비아(19.8%)보다 컸다. OECD 평균은 12%다. 한국은 1996년 OECD 가입 후 26년간 성별 임금격차 부문에서 부동의 1위였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등으로 여성이 좋은 직장을 오래 다니기 힘든 구조가 문제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 여성 고용률은 51.2%로 남성(70%)에 비해 크게 낮았다. 여성 비정규직 비율은 47.4%로 남성(31%)에 비해 높았다. 전체 상장법인에서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는 8.3년이었고 남성은 12년이었다. 여성이 1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에 취업한 비율은 51.7%였고, 300인 이상 사업체에 취업한 비율은 7.9%에 불과했다.

6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여성의날 민주노총 부산본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 성차별 고용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여성의날 민주노총 부산본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 성차별 고용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간·공공 분야 모두 고위직은 열에 아홉 남성이 차지하고 있는 구조도 바뀌지 않고 있다. 여가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앙정부 고위공무원단 중 여성 비율은 10%였다. 공공기관 임원은 22.5%가 여성이었으나 지방공기업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11.8%에 불과했다. 국립대 교수는 18.9%만 여성이었다.

민간기업에서 여성의 임원 승진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지난해 헤드헌팅기업 유니코써치가 매출액 기준 100대 상장 기업을 분석한 결과 여성 임원 비율은 5.6%로 전체 7,175명의 임원 중 403명만 여성이었다.

이런 노동 시장의 성차별은 우리나라가 '성평등 후진국'으로 분류되는 주요 원인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성개발지수(GDI) 집계에서 한국은 2020년 189개국 중 111위였다. GDI는 출생 시 기대여명, 평균 교육연수, 기대 교육연수, 1인당 추정소득을 기반으로 성별 격차를 측정해 점수를 낸다. 한국은 경제활동 참여율, 유사노동 임금성비, 여성총리와 대통령 재임기간, 국회의원 성비 등을 따지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성격차지수(GGI)에서 지난해 146개국 중 99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임금격차가 아닌 경제활동참가율, 중등 이상의 교육을 받은 비율, 청소년 출산율 등을 지표로 활용하는 UNDP의 성불평등지수(GII)에선 2020년 189개국 중 11위를 차지했다.

홍인택 기자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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