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말고 연결리즘
편집자주
단단히 연결된 우리를 꿈꿉니다. 독자, 콘텐츠, 뉴스룸이 더 친밀히 연결된 내일을 그려봅니다. 늘 독자를 떠올리며 콘텐츠를 만드는 한국일보의 진심을 전해드립니다. 연결을 꿈꾸며 저널리즘의 본령을 꼭 붙든 한국일보 뉴스룸의 이야기, '연결리즘'에서 만나보세요.
"딱 5분만 보려고 했는데…"
요즘 유행하는 숏폼 영상(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은 시간 도둑이다. 굳이 재미있는 영상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내 관심과 취향에 맞는 영상을 알아서 대령해 주니 선택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추천 알고리즘 덕분이다. 내가 관심 있어 길게 보는 영상과 내 행동을 기억하고 취향을 파악하여 추천하는 방식이다. 나와 취향이 유사한 사람들이 좋게 평가한 영상도 추천해 준다. 이 때문에 관심 있는 주제의 1분짜리 영상을 연달아 보고 있으면 어느새 1, 2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휴대폰에서 뉴스를 봐도 수천, 수만 개 기사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추천 알고리즘은 필수다. 네이버나 카카오톡에서 보는 뉴스는 내 관심사를 반영한 추천 뉴스가 나열된다. 뉴스 탭에 뜬 제목을 스캔하듯 읽기만 해도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다 알 것 같다. 하지만 휴대폰을 닫으면 이내 공허하다. 다양한 소식을 다 본 것 같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은 찜찜하다. ‘내가 놓친 소식은 없을까.’ ‘이쪽 주장과 다른 목소리는 없을까.’ 각자 다른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추천 알고리즘이 못 미더운 이유다.
음식이든 뉴스든 편식은 건강하지 않다. 개인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다. 추천 알고리즘의 개인화 서비스가 다양한 생각을 차단해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분석도 있다. 각자 구미가 당기는 콘텐츠들을 끊임없이 소비하면서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의 틀을 강화하게 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배제해 점점 더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기 힘들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관심 있는 정치, 사회 기사만 추천해 준대로 읽다 보면 꼭 알아야 하는 국제, 경제 기사는 놓치게 되는 일도 허다하다. 나라 돌아가는 소식이 당장 피부에 와닿겠지만, 세계가 흘러가는 소식을 놓치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십상이다.
이런 알고리즘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구독’이다. 구독 버튼을 누른 채널은 추천 알고리즘에서도 우선 노출된다. 소셜미디어에서 구독해둔 채널이나 사람의 소식은 가장 먼저 내 피드에 나타난다. 구독만큼 적극적인 의사 표시가 없다. 유튜버들이 항상 영상 시작과 끝에 ‘구독 버튼 눌러 달라’고 요청하는 이유이다. 구독은 독자가 콘텐츠 제작자에게 보내는 지속적인 메시지이다.
그래서 한국일보는 알고리즘 대신 연결을 추구한다. 알고리즘에 이끌려 우연히 들른 손님보다, 자주 오는 단골손님이 소중하다. 구독자의 반응과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한다. 이미 한국일보닷컴은 기자, 연재, 칼럼, 이슈, 뉴스레터 등을 입맛에 맞게 구독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뒀다.(구독하러 가기) 손쉽게 구독만 해두면 ‘MY구독’ 판에서 취향대로 기사를 볼 수 있다. 기자가 직접 고른 기사를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도 9종이나 된다.(뉴스레터 구독하기)
한국일보는 한국일보닷컴에 방문해 적극적으로 구독해 주는 독자가 간절하다. 구독자들의 적극적인 구독과 응원이 있을 때 기자는 건물이 무너진 위험한 지진 현장에도 뛰어들 수 있고(기사보기), 서슬 퍼런 군부 정권이 장악한 나라 깊숙이 들어가 투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글과 영상으로 담아올 수 있다.(기사보기) 기후 변화와 탄소 감축에 미온적인 정부를 앞장서 비판할 수 있는 힘도 구독자의 지지에서 나온다.(기사보기)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자극적인 기사에 휩쓸리는 독자가 많아지면 말장난처럼 가벼운 기사를 반복해 쓰는 기자도 많아진다. 한국일보가 알고리즘 대신 연결리즘(연결+저널리즘)을 추구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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