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위, 수탁위 운영규정 개정
의결권 행사 전문성 제고 취지
"기업 입장 대변할 것" 반발도
금융·투자 전문가 단체도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전담 기구인 수탁자 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 위원 중 일부를 추천하게 된다.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지만, "경영계 편향적인 결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올해 제1차 회의를 열고 수탁위 운영규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자산운용, 금융·책임투자 분야 등 관련 전문가 단체가 수탁위원 9명 중 3명을 추천하도록 하는게 개정안의 골자다.
수탁위는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전담하는 기금위 산하 조직이다. 2018년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지침(스튜어드십 코드)이 도입되면서 설치됐다.
지금까지는 사용자(경영계), 노동자, 지역가입자 단체가 3명씩 수탁위원을 추천했다. 이처럼 가입자 단체만 추천권을 갖다보니,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게 기금위의 설명이다. 직전 수탁위만 보더라도 9명 중 6명이 법률가·회계사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됐다고 했다. 기금위는 "앞으로는 자산운용,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책임투자 등 전문가들을 폭넓게 위촉해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동·시민단체는 그러나 이번 개정안이 편파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투자 전문가 단체는 사실상 친(親) 경영계라 사용자 측 입장을 대변할 것이란 주장이다. 이에 민주노총·한국노총·참여연대 등 306개 단체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이날 비판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주대표소송 주체를 기금운용본부에서 수탁위로 일원화하는 방안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경영진의 결정이 주주의 이익과 어긋날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표해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제도인데, 경영계에서는 수탁위가 전담할 경우 소송을 남발할 수 있다고 반대한다. 따라서 주주대표소송은 현행대로 기금운용본부가 행사하고 예외적인 사안에 한해 수탁위가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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