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폰 시장 성장에 전략 수정
샤오미, 최저 139만원 신제품 출시
아너 오포 등 폴더블폰 잇따라 선봬
중국 스마트폰의 무기는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다. 고성능을 앞세운 삼성전자와 애플이 800달러(약 106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해 왔다면,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보였다.
'중국산 스마트폰=가성비'란 공식은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깨질 가능성이 크다.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연초부터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전자 폴더블폰을 능가하는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잇따라 선보이면서다. 경제매체 CNBC는 7일(현지시간) "중국 제조사들이 삼성, 애플의 지배력에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샤오미는 이날부터 샤오미13 시리즈를 유럽 등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본형인 샤오미13의 가격은 최저 999유로(약 139만 원), 고사양인 샤오미13 프로의 가격은 1,299유로(약 181만 원)부터 시작한다. 시장에 비슷한 가격대 스마트폰이 많지만, 제조사가 다름 아닌 샤오미란 점에서 놀랄 만한 가격으로 평가된다. 샤오미는 성능 대비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는 이유에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대륙의 실수'란 별명으로 불렸다.
화웨이에서 독립한 브랜드인 아너(Honor)와 오포는 폴더블폰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처럼 위아래로 열었다 닫는 식의 오포 파인드 N2의 가격은 849파운드(약 132만 원)부터, 폴드처럼 좌우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아너의 매직 Vs는 무려 1,599유로(약 250만 원)다. 모토로라를 소유하고 있는 중국 레노버도 연내 레이저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저가폰 시장에서 활약하던 중국 업체들이 비싼 스마트폰을 들고 나온 건 시장 상황과 관계가 깊다.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프리미엄폰의 비중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18%로 오히려 커졌다. 중저가폰 시장은 쪼그라든 반면, 프리미엄폰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인 셈이다. 중국 업체들이 모두 고가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나선 이유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의 전략 변화가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프리미엄폰의 핵심 가치인 브랜드 명성과 신뢰도에서,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여전히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마케팅 등에 지출을 늘리면 대당 수익성이 그만큼 낮아져 삼성전자, 애플과의 경쟁에서 버티기가 어렵다.
도리어 삼성전자엔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업체들의 가세로 삼성전자 홀로 이끌던 폴더블폰 시장 자체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 주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하기 전 화웨이가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에 등극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삼성전자, 애플을 위협하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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