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단합 "안철수에 당직 맡기고 이준석도 경선 치르게"
②협치 "야당 지도부 존중하고 이재명 만나야"
③공천 "2016년 진박 논란의 우를 범해선 안 돼"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로 선출된 '김기현 지도부'를 향해 보수 원로들은 단합과 협치를 당부했다. 당 내부로는 전대 과정에서 노출된 분열 양상을 최대한 빠르게 수습하고, 밖으로는 거대 야당과 소통하며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선 적극 협력하되 대통령실과 민심이 멀어지는 순간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은 대통령실 지원... 민심 멀어지면 쓴소리"
국민의힘 상임고문들이 꼽은 김기현 신임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당내 단합이었다. 신경식 전 대한민국헌정회장은 9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싫든 좋든, 낙선자를 끌어들여서 단합시키는 것이 첫 과제"라며 "안철수 후보에게 본인이 수락할 정도의 당직을 주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준상 헌정회 상임고문은 "갈등을 용해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공천과 당직 배분에 있어 화합형, 능력 위주 인사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대 과정의 잡음에 대한 책임을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나 대통령실이 져야 단합을 이룰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재오 전 의원은 "장제원 의원 등 전대를 혼란시킨 이들은 총선 불출마 등 중요한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해야 될 것"이라며 "대통령실도 당무개입 오해를 받은 것에 대해 사과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임 지도부와 대통령실과의 관계에 있어선 균형을 강조했다. 지도부가 '친윤석열계 일색'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대통령실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황우여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금은 대통령이 일을 막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당이 대통령실에 어려움을 끼치면 국민들은 걱정한다"면서도 "과거 정부를 보면, 시간이 흐를 수록 대통령실은 민심과 멀어지게 된다. 그러면 민심의 목소리를 당이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최대한 협조할 것은 하되, 당이 거수기가 되면 (정부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 지도부 만나 대화하라"
원로들은 여소야대 정국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적극적으로 야권에 다가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은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기 난감할 것"이라며 "하지만 당대표는 다르다. 국회의 쌍두마차인 여야 대표가 만나서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도 "야당 지도부를 존중하고 만나서 대화를 해야 한다. 대통령실에서 안 하더라도 당은 그러면 안 된다"며 "야당과 협치를 하지 않으면 법안 처리 등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문호를 넓게 열되, 시스템 공천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전 회장은 "당선 가능성을 제일 먼저 봐야 한다"며 "당내 비주류라고 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60%가 되는 사람이라면 우선 후보로 내야 한다"고 했다. 유 상임고문도 "이준석·황교안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도 경선을 치르게 하고, '살아서 돌아오라' 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 당선으로 대통령실 출신이나 친윤계가 공천을 다수 받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정 전 의장은 "2016년 진박 논란이 있었는데, 그런 우를 다시는 범해선 안 된다"며 "공천이 사천화하는 순간, 국민의힘은 국민들에게서 완전히 멀어지고 불신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공천을 많이 받을 순 있지만, 그건 정해진 원칙 내에서만 가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 상임고문도 "대통령실 참모가 출마를 생각한다면 6, 7개월 미리 현장에 나와서 유권자 마음을 사야지, 내리꽂는 것을 해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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