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조 보강 등 공사 연장… 4월 개점 전망
文 자택 인근 집회도 늘어날 조짐
"작년 여름 고성·욕설 악몽 재현될까 우려"
지난 7일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준비 중인 책방 공사 현장에서 인부 2명이 연신 바닥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공사 관계자 A씨는 “콘크리트 타설 후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작업”이라며 “막상 건물을 뜯어보니 기초가 안 돼 있어 예상보다 공사가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내기로 한 책방 공사가 한창이다. 책방 자리에 있던 기존 주택은 지붕과 옆에 딸린 황토방만 남긴 채 사방을 모두 헐어냈다. A씨는 “오래된 집이라 벽이 무너질 우려가 있어 다 철거했다”며 “금속 골조를 보강한 뒤 패널로 벽을 시공하고 창문만 따면, 외부 작업은 일단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내부 구조에 대해선 “공간을 2개로 나눠 한쪽은 책을 전시하고, 다른 한쪽은 쉼터로 꾸미는 것으로 안다”며 “추가로 창고를 새로 짓는 것 외에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고 덧붙였다.
책방은 다음 달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을은 벌써 들썩이는 분위기다. 잠깐 현장에 머무는 사이에도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경북 포항에서 왔다는 60대 부부는 “문 전 대통령이 서점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구경차 들렀다”며 “사저는 멀리서 봐야 하지만, 서점은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책방지기로도 활동한다니 종종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영상 장비를 들고 공사 현장 주변을 서성이는 유튜버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또 다른 공사 관계자 B씨는 “지지자나 극우성향 등 유튜버도 많이들 찾아온다”며 “딱히 공사에 지장을 주는 건 아니지만 인부들 얼굴이 그대로 영상에 나가는 경우가 잦아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다소 부담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문 전 대통령 자택 인근 집회도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기준 평산마을 관련 집회·시위 건수는 모두 9건으로 한 달 전 6건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최근에는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일명 ‘깡통아재’와 진보 유튜버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영설(73) 평산마을 이장은 “시위 단체들 입장에선 시비 거리가 하나 더 생긴 셈 아니겠느냐”며 소란해진 마을 분위기를 에둘러 표현했다.
4월 책방 개점 후 5월에는 문 전 대통령 지지단체가 주최하는 귀향 1주년 행사도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이제 좀 조용해서 살만하다 싶으니 자꾸 일이 생긴다”며 “욕설과 고성으로 가득했던 작년 여름의 악몽만 재현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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