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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 못 던진 한국 야구… 한일전 ‘도쿄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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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 못 던진 한국 야구… 한일전 ‘도쿄 참사’

입력
2023.03.10 23:1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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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한ㆍ일전서 4-13 대패
투수 총 동원하고도 대량 실점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 굴욕 기정사실

야구 대표팀이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B조 1라운드 일본과 경기에서 크게 뒤진 8회초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도쿄=뉴스1

야구 대표팀이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B조 1라운드 일본과 경기에서 크게 뒤진 8회초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도쿄=뉴스1

한국 야구 대표팀 투수들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나가는 투수마다 일본 타자들에게 족족 두들겨 맞거나, 지레 겁먹어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꽂지도 못했다.

2006 WBC 1회 4강, 2009 2회 준우승 팀이라는 명함을 내세우기 힘들 만큼 낯 부끄러운 한국 야구 수준이었다. 호주와 1차전 충격패로 벼랑 끝에 몰린 대표팀은 14년 만에 성사된 WBC 한일전에서도 크게 지는 '도쿄 참사'를 당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B조 1라운드 일본과 2차전에서 마운드가 완전히 붕괴되며 4-13로 대패했다. 한일전 4연패다.

이날 투수 엔트리 15명 중 10명을 쏟아부었는데, 과거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쳤던 선발 김광현(SSG·2이닝 4실점)부터 원태인(삼성·2이닝 1실점)-곽빈(두산·0.2이닝 1실점)-정철원(두산·0.1이닝 1실점)-김윤식(LG·0이닝 3실점)-김원중(롯데·0.1이닝 1실점)-구창모(NC·0.1이닝 2실점)까지 7명이 모조리 실점했다.

타선에서 양의지(두산)와 박건우(NC)가 각각 2점포,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일본의 높은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2전 전패를 당한 대표팀은 남은 체코, 중국전을 다 이긴다 하더라도 이날 대량 실점을 한 탓에 조기 탈락이 기정사실화됐다.

대표팀은 초반에 반짝 희망을 품었다. 선발 김광현이 1회말에 두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한 다음 일본의 자랑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2회말엔 1사 후 마사타카 요시다의 땅볼 타구를 잡은 2루수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이 1루에 악송구를 하며 요시다는 2루까지 달렸다. 기록은 내야 안타다. 그러나 김광현은 흔들리지 않고 두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김광현이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3회초에 타선이 응답했다. 선두 타자 강백호(KT)가 일본 선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의 3구째 직구를 받아 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전날 호주전에서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다가 주루사를 당했던 강백호는 이번엔 베이스에서 발을 떼지 않고 다시 한번 호쾌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무사 2루에서 양의지(두산)가 선제 2점포를 터뜨렸고, 계속된 2사 2루에선 이정후(키움)가 적시타를 터뜨려 3-0으로 앞섰다.

하지만 리드는 딱 3회초까지였다. 3회말 김광현은 오버페이스를 한 나머지 볼넷 2개를 연거푸 허용했다. 이후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에게 1타점 적시타, 2번 곤도 겐스케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강판했다. 구원 등판한 원태인은 3번 오타니를 자동 고의사구로 걸렀고, 4번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삼진 처리했다. 한숨 돌리는 듯 했으나 5번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기어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내줬다. 5회부터는 아예 일본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5회말 2점, 6회말 5점, 7회말 2점을 헌납하고 수치스러운 완패를 당했다.

한일 혼혈 선수 맞대결도 일본의 완승으로 끝났다. 세인트루이스 동료인 에드먼은 한국, 눗바는 일본 대표로 나란히 1번 톱타자로 선발 출격했다. 에드먼은 터무니 없는 스윙을 하며 삼진을 당하는 등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수비에서도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2루수 수상자답지 않게 아쉬운 수비를 여러 차례 보였다. 반면 눗바는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도 5회초 1사 1루에서 김하성의 빗맞은 안타성 타구를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일본 홈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도쿄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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