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SLCM 발사 이후 이틀 만... 도발 간격 짧아져
지난해 바이든·해리스 이한 맞춰 탄도탄 도발 전례
윤 대통령 방일 시점 맞춰 탄도탄 등 추가 도발 가능성
북한이 14일 동해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9일 서해로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12일 동해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쏜 데 이은 연쇄도발이다.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로 13일 시작한 한미연합군사연습 ‘자유의 방패(FS)’에 맞대응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16일 일본 방문을 앞두고 불안감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1분과 7시 51분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발사한 2발의 SRBM은 620㎞가량 날아가 동해에 떨어졌다. 미사일 세부제원은 분석 중이다. 발사원점 기준으로 미사일 비행거리만큼 동심원을 그리면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를 포함한 남한 전역과 일본 쓰시마섬이 포함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도발로 한미훈련을 방해하려 하더라도 한미동맹은 연습과 훈련을 정상적으로 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발사로 북한의 불법적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이 (역내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은 굳건하다”고 밝혔다.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통화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도발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여러 정황상 한미 당국은 북한의 발사 징후를 사전에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과 RC-135U '컴뱃센트'가 일본 오키나와를 이륙해 한반도 상공에 투입됐다. 두 정찰기는 탄도미사일 발사징후를 탐지하거나 궤적을 추적하고, 신호정보를 탐지하는 성능을 갖췄다. 우리 공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 ‘피스아이’도 수도권 인접 서해 상공에서 강원도 상공까지 왕복 비행한 항적이 포착됐다.
한미훈련은 23일까지 진행된다. 따라서 북한의 도발도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거나 △ICBM을 정상각도로 쏴서 비행거리를 늘리고 △미뤘던 7차 핵실험에 나서는 등 고강도 도발이 거론된다.
특히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일본을 찾는 16일이 분수령으로 꼽힌다. 북한이 이에 맞춰 미사일을 동해로 쏜다면 대북 안보협력에 한창 속도를 내고 있는 한미일 3국을 동시에 압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은 한반도 근처 상공에서 정상급 인사의 항공 스케줄에 맞춰 미사일 도발에 나선 전례가 있다. 지난해 5월 2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미국으로 귀국하는 항공편에 오르자 북한은 화성-17형 ICBM과 KN-23 SRBM을 동해상으로 쏘아 올렸다. 지난해 9월 29일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는 나흘 전부터 당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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