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수원 마르면 제한급수 반복되자
지하댐 건설 겨울가뭄 위기 벗어나
청양군도 연간 50만톤 지하댐 추진
전남도 "섬 주민 위한 해수담수화"
땅속에 차수벽을 만들어 물을 저장하는 지하댐이 가뭄 등 기후변화에 따른 물부족 위기를 벗어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15일 강원도에 따르면, 속초시는 지난 2021년 12월 취수원인 쌍천 지하 26m 지점에 높이 7.7m, 길이 1.1㎞ 지하차수벽(지하댐)을 완공해 하루 1만2,500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지하댐은 물의 증발을 막아주는 모래와 자갈이 두꺼운 지표면 아래 물막이벽을 설치해 용수를 저장하는 원리를 이용한 시설이다.
기존 바다로 흘려보내던 지하수를 가두는 쌍천 지하댐은 최대 60만 톤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속초지역의 하루 평균 용수공급량이 3만5,500여 톤임을 가정하면, 지하댐만으로 17일 동안 버틸 수 있다.
인구가 8만2,000여 명인 속초시는 생활용수의 90% 정도를 쌍천에서 공급받는다. 그러나 하천 길이가 11㎞인 쌍천은 갈수기 물이 말라 가뭄이 길어지면 돌밭으로 변하기 일쑤라, 지난 1995년 이후 6차례 제한급수가 이뤄졌다. 말라가는 쌍천에서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끼기 위해 하천에 비닐을 까는 작업도 낯설지 않은 모습이었다. 서울양양고속도로가 2017년 완전 개통되면서 관광객이 늘고 있는 속초시에서 물부족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속초시는 280억 원을 들인 쌍천 지하댐과 함께 설악동과 학사평 등 지하수 대수층이 확인된 14곳에 암반관정을 뚫어 하루 취수량을 최대 2만460톤까지 늘렸다. 이 때문에 지난해 겨울 150일가량 이어진 가뭄에도 안정적인 물 공급이 가능했다. 속초시 관계자는 "지하댐과 함께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통해 누수율을 낮춰 안정적인 물공급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속초뿐 아니라 경북 상주와 포항, 충남 공주 등에서도 지하댐이 물 부족 현상의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식수원인 보령댐 수위가 낮아질 때마다 제한급수에 시달린 충남 청양군은 지난달 남양면 금정리 일원에 높이 7.3m, 너비 200m 규모의 지하댐을 만들 계획을 밝혔다. 80억 원이 투입되는 지하댐이 완공되면 연간 50만 톤의 물을 확보할 것으로 청양군은 보고 있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댐 건설로 물에 잠기는 지역 없이 안정적인 수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가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지역의 생존조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전남도는 섬 주민의 식수난 해결을 위한 해수담수화 시설을, 경남 통영시는 해저관로를 추진하는 등 전국적으로 최소한의 복지로 여겨지는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한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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