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SVB' 위기설 중소은행주 반등
뉴욕증시도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서
미 법무부·증권거래위, SVB 조사 착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위기설에 휩싸였던 중소형 은행의 주가 급락이 회복되는 분위기다. 뉴욕 증시도 은행주 반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하는 등 시장 불안은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한때 전날보다 50% 넘게 뛰어올랐다. SVB처럼 스타트업 기업 고객이 많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전날 주가가 61.8% 폭락하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그러나 우려했던 도미노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이날 26.9% 상승 마감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짐 허버트 회장은 CNBC방송 인터뷰에서 "대형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자금 지원 등으로 고객들의 인출 요구 금액을 모두 지급했으며, 대규모 예금 인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연쇄 파산이 우려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던 미국의 다른 중소은행도 이날 일제히 반등했다. 자이언즈 뱅코프와 키코프, 코메리카 등도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른 중소은행이 잇따라 문을 닫으며 제2, 제3의 SVB가 나오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등 신속한 대책에 힘입어 가라앉는 모양새다. 앞서 미국 정부는 파산 절차에 들어간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의 모든 예금을 보험 한도에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는 것은 물론, 은행 유동성 지원을 위한 새로운 기금 조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은행 위기' 진화에 뉴욕증시도 상승세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6% 오른 3만2155.40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내림세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1.68% 올랐고, 기술주가 포진한 나스닥 지수 역시 2.14% 상승하며 각각 장을 마감했다.
급락하던 은행주들이 개장 전부터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이 증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발표된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올라 2021년 9월(5.4% 상승) 이후 최소 폭 상승을 보였다. SVB 사태로 시장 불안이 커진 데다 CPI 상승 폭도 줄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 대신 베이비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SVB 파산에 관한 조사에 각각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아직 예비 조사 단계여서 기소나 고발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검찰과 규제당국은 금융기관이나 상장회사가 예상하지 못한 대규모 손실을 낼 경우 조사를 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WSJ는 설명했다. SVB 모회사인 SVB 파이낸셜 경영진의 파산 전 지분 매각 논란도 조사 대상일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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