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간편결제 업계 지각변동 예고
현대카드, 신규 가입 1위… 선점효과
아이폰 점유율에 따라 '삼성페이' 위협
미국 애플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일이 21일로 확정됐다. 2014년 애플페이 출범 이후 국내 상륙은 9년 만이다. 전 세계 간편결제 규모 2위인 애플페이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카드·간편결제 시장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21일 오전부터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도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애플페이는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삼성페이와 마찬가지로 실물카드 없이 휴대폰만 있으면 온·오프라인 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간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을 두고 출시·무산설이 반복됐지만, 지난달 금융당국이 애플페이 출시를 허가하면서 현실화됐다. 출시일이 확정된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사용처 등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에 대한 사실상의 '독점권'을 누린다. 다른 카드사 고객들은 아이폰이 있더라도 애플페이 결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현대카드가 제일 먼저 애플과 계약을 성사시켰고, 다른 카드사들이 애플과 계약을 완성하기까지는 약 1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애플페이 도입으로 현대카드 이용자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에 다른 카드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제 현대카드는 이미 선점효과도 누리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자료(속보치)에 따르면, 애플페이 국내 도입이 알려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현대카드는 54만5,000명의 신규 회원을 유치해 전체 카드사 중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개인소비자 신용·체크카드 이용량을 보면 현대카드는 △신한 △KB국민 △삼성에 이어 4위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이 대거 현대카드로 이동할 경우 순위변동도 노려볼 수 있다.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주름잡던 삼성페이도 긴장한 빛이 역력하다. 아직까진 아이폰의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30% 안팎에 머물고 있지만, 애플페이 도입으로 아이폰 점유율이 덩달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온라인 간편결제 1위인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2위 카카오와도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것도 애플페이와의 경쟁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페이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온·오프라인을 합친 전체 간편결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간편결제는 서비스 차별화가 적어 고객 이탈률이 낮다. 게다가 이미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의 점유율이 50%를 웃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페이는 국내 아이폰 점유율이 크게 올라온 뒤에야 비로소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