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의 벽’ 김민재가 나폴리 새 역사의 중심에 섰다. 입단 첫해 만에 리그 우승 가능성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ㆍ챔스리그) 8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나폴리는 16일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2022~23시즌 챔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지난달 22일 원정 1차전 승리(2-0)까지 1ㆍ2차전 합계 5-0의 완승이었다. 김민재는 이날 선발로 출전해 후반 21분까지 66분가량을 소화하며 팀의 완승에 힘을 보탰다.
이로써 나폴리는 1926년 팀 창단 후 사상 처음으로 UCL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무려 97년이나 걸린 쾌거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경기 후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나폴리는 역사적인 목표를 달성했다. 팬들과 함께 즐기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멀티골을 뽑아낸 빅터 오시멘도 “우린 계속 꿈을 꾸고 있다. 나폴리에는 한계가 없다”며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했다.
김민재는 UCL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해 철벽 수비를 선보이며 팀의 중심에 섰다. 실제로 나폴리는 챔스리그 조별리그에서 20골을 넣고 6실점만 내주는 안정된 공수 밸런스로 조 1위에 올랐다. 이어 16강에서도 무실점으로 8강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이와 함께 나폴리는 소속 리그인 세리에A에서도 오랜만에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26경기를 소화하고 12경기를 남겨 둔 16일 현재 나폴리는 승점 68(22승2무2패)로 2위 인터밀란(승점 50)에 크게 앞서 있다. 나폴리가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1989~90시즌 이후 무려 33시즌 만이다. 나폴리는 아르헨티나 출신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87, 1989~90시즌 두 차례 리그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김민재가 올 시즌 팀에 합류해 △창단 첫 UCL 8강 △33년 만의 리그 우승 직전까지 동행한 장면이 인상적이다. 김민재는 나폴리 합류 이후 ‘본업’인 견고한 일대일 수비 능력은 물론,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리그 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공격력을 갖춘 간판 수비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고, 16일 UCL 16강전 2차전에서는 후반 초반 빠른 드리블로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슛을 날리며 ‘챔스리그 데뷔골’까지 노렸다.
김민재가 UCL 8강 그라운드에 서면 한국인 선수로는 4번째 기록으로 남는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2005년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 소속으로 8강을 거쳐 4강까지 올랐다. 앞서 이천수가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시절이던 2004년 2월 챔스리그 16강에서 한국 선수로 최초로 출전한 적은 있지만 8강 무대는 박지성과 이영표가 처음이었다. 특히 박지성은 맨유로 이적해 2008년 결승까지 진출했고 2009년과 2011년에는 결승전에 선발 출전했다. 이후 손흥민(토트넘)이 2019년 UCL 결승 무대를 누볐다.
한편 같은 날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의 경기(레알 마드리드 1-0 승리)를 끝으로 UCL 8강 팀이 모두 결정됐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선 나폴리 인터밀란 AC밀란 등 3팀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 등 2팀이 8강에 안착했다. 그리고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의 벤피카,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가 8강행 마지막 티켓을 잡았다.
8강 대진 추첨은 17일 진행된다. 시드 배정 없이 랜덤으로 뽑히기 때문에 추첨 결과에 따라 같은 리그에 속한 팀이 8강부터 맞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8강전은 내달 11일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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