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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 "비자금? 아들 주장 사실 아냐"... 5·18 사과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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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 "비자금? 아들 주장 사실 아냐"... 5·18 사과 '노코멘트'

입력
2023.03.16 17:40
수정
2023.03.16 18: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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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닉 재산 없고 아내한테 얹혀 살아"
연희동 스크린골프장 형제들 돈 2000만원으로
도피? "비자 말소돼 미국 가려면 이민 비자 필요"
아들 정신줄 끊어져 "입이 100개라도 할 말 없어"
5·18에 사과? "아버지 아들일 뿐 내가 뭘 알겠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2014년 2월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2014년 2월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저는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입니다. 할아버지는 학살자입니다. 제 가족과 주변인들의 범죄 행각을 밝히겠습니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의 폭로가 이어지며, 전 전 대통령 일가의 환수되지 않은 추징금과 5·18민주화운동에 재차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59)씨의 아들 우원씨는 ①집안 전체가 비자금을 사용해 호화생활을 하고 있고 ②전재용씨는 목사로 위장해 미국으로 도피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③자신의 마약 투여 사실을 인정하며 주변 지인들의 범죄 행각을 고발했고 ④전 전 대통령을 ‘학살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 가족 중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발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전우원씨 주장과 관련해 아버지인 전재용씨를 접촉해 입장을 들어봤다.

2021년 11월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시신이 빈소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되기 위해 차량에 실리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아들 전재용(맨 뒤). 이한호 기자

2021년 11월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시신이 빈소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되기 위해 차량에 실리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아들 전재용(맨 뒤). 이한호 기자

전재용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 내내 아들이 제기한 의혹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현재 백석대 신학대학원 3학년에 재학 중으로, 2021년부터 성남 우리들교회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씨는 자신이 ‘신용불량자’ 상태이며, 은닉한 재산은 없다고 주장했다. ①2013년 검찰 압수수색 당시 재산을 모두 몰수당해 아내 박상아씨에게 얹혀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크루즈 사업을 준비했다는 아들의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며 “집안에 흰 돈이 있는지 검은돈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검은돈(비자금)이 있다면 수사받고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우원씨가 제기한 조카들의 호화 결혼식 논란에 대해선 “강남 예식장에서 결혼한 게 전부”라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 내 마련된 스크린 골프장 모습. 전우원씨 인스타그램 캡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 내 마련된 스크린 골프장 모습. 전우원씨 인스타그램 캡처

전 전 대통령이 살았던 서울 연희동 자택 내 스크린 골프장 시설의 존재에 대해선 인정했다. 전씨는 “아버님이 자유롭게 외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20년 전에 형제들끼리 돈을 모아 자택 내 스크린 골프장을 설치해드렸다”며 “약 2,000만 원이 들었고, 부모님 해외여행 보내드리는 비용을 생각하면 저희 형제들이 해드릴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②도피 이민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조세포탈 혐의로 2015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비자가 말소돼, 비자를 재발급받기 위해선 가족 초청으로 이민 비자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씨 주장이다. 그는 “미국 시민권자로 국적을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고, 아이들을 보러 가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손자 전우원씨

전두환 전 대통령과 손자 전우원씨

③아들의 마약 투여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우원이가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기도를 하고, 마약을 많이 해 병원에 입원하는 등 아픈 상태”라며 “정신 줄이 끊어져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아들이 폭로한 주변인들의 범죄 행위에 대해선 “(사실 여부는)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아비로서 입이 100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고, 아이 때문에 무고한 분들이 피해를 입어 죄송하다”고 밝혔다.

④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전 전 대통령을 ‘학살자’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 “정치적 견해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도의적으로 유족들에게 사과를 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사과 의향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아버님은 돌아가셨고 유골도 모시지 못한 상황에서 제가 무슨 말을 하겠나. 하느님이 공의대로 심판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5월 18일에 대해 기술한 교과서에도 이런저런 시각이 있다. 저는 아버님의 아들인 것일 뿐, 제가 뭘 알겠나”라고 답을 피했다.

조소진 기자
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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