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피부과·성형외과, 아침마다 광고 문자
프로포폴 미끼로 1,000만원 고가 시술 유도
유아인, 전형적인 '라이트 드러그' 투약자
배우 유아인이 프로포폴 상습 투약과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일대 일부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광고 문자까지 보내며 프로포폴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진묵 인천다르크 마약류중독재활센터장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상습 투약자들에게) 프로포폴을 판매하는 병원이 강남에 정해져 있다”며 “이들 피부과나 성형외과 상담실장들은 아침에 ‘오늘 베드 비어요’라는 문자를 쫙 보낸다. 이는 여기에 가면 약을 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사람들은 의사가 처방해 준다는 생각에 불법이라고 생각하기보다 ‘한 시간 푹 자고 나온다’는 식으로 가볍게 여기다 중독에 이른다. 최 센터장은 “중독자들은 그 베드를 차지하기 위해 실장에게 잘 보이려고 음료수를, 때로는 명품백을 사다 주기도 한다”며 “실장은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시술을 하는 조건으로 프로포폴을 걸기도 한다”고 했다. 또 “이러한 병원 의사들이 마약을 파는 사람들과 뭐가 다른가”라고 꼬집었다.
문제는 프로포폴 상습 투약자들이 프로포폴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점차 더 강한 약물을 투약하는 등 ‘심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최 센터장은 “펜타닐이나 필로폰 투약자와 달리, (프로포폴과 같은) ‘라이트 드러그’를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물의 강도를 점차 올리게 된다”고 짚었다. 과거 마약 중독자였던 자신도 처음에는 약국에서 파는 환각성 약으로 마약에 ‘입문’했다가, 대마초와 메스암페타민(필로폰)까지 하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여러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투약한 유아인이 여러 가지 마약을 함께 투약했던 것도 투약자들 사이에선 자연스러운 전개라는 설명이다. 최 센터장은 “유아인이 왜 이렇게 많은 종류의 마약을 했냐고 볼 수 있지만, 현장에서 볼 때는 일상적인 모습”이라며 “필로폰과 펜타닐 같은 ‘하드 드러그’를 하는 사람들은 그것만 하지만, 소프트 드러그 유저들 사이에선 코카인과 케타민을 섞어서 하는 일은 이상한 게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유아인이 시상식 등에서 보인 모습에 대해선 “마약으로 인한 틱은 몸 전체적으로 일어난다"며 “제가 현장에서 봤던 틱의 증상은 아니다. 굉장히 부자연스럽다”고 했다.
최 센터장은 국내 마약 중독자 수가 60만 명에 달한다고 봤다. 그는 “마약은 더 이상 고위층의 문화가 아닌, 서울시내에서 30분 내에 누구나 구할 수 있는 것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검찰청에서는 연간 마약사범을 2만 명 정도라고 공개하지만, 이는 ‘잡히는 사람 숫자’일 뿐 학계에선 마약 투약사범을 이 수치의 28.5배 정도인 60만 명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마약은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을 손상시킨다. 박 센터장은 “마약은 전두엽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새에 사고력을 굉장히 떨어뜨린다”며 “중독자들의 지능지수(IQ)를 검사해 보면 평균 80 정도가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두엽이 완성되기도 전인 청소년기 마약의 폐해는 훨씬 더 클 것"이라며 “법무부나 교육부 등에서 마약 중독을 일부의 문제로 꽁꽁 숨기기보다는 마약을 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적극적으로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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