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본에 없는데 송혜교 멱살 쥐어" '더 글로리' 연진의 반전
알림

"대본에 없는데 송혜교 멱살 쥐어" '더 글로리' 연진의 반전

입력
2023.03.17 17:29
수정
2023.03.17 17:38
21면
0 0

"연진아" 열풍의 주역 배우 임지연
"마지막 교도소 장면 찍으며 펑펑 울어"... "연진아, 용서는 없어"
차기작선 남편에게 맞는 아내 역... "'이게 연진이라고?' 반응 기대"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으로 동은(송혜교)의 영혼까지 파괴한 가해자 박연진(임지연·오른쪽)의 모습.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으로 동은(송혜교)의 영혼까지 파괴한 가해자 박연진(임지연·오른쪽)의 모습. 넷플릭스 제공

"연진아."

요즘 전국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이름 중 하나다. 온라인에선 '연진아'를 말머리로 단 글을 편지처럼 쓰는 게 유행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고교 시절 학교폭력을 당한 동은(송혜교)은 성인이 돼 복수를 준비하며 연진(임지연)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복수 의지를 다진다. 내레이션 장면마다 나오는 "연진아"가 화제를 모으면서 배역의 이름이 온라인에서 '밈(meme)'처럼 쓰인다. 17일 서울 강남 소재 한 카페에서 만난 임지연은 "요즘은 어디를 가도 '연진아'라고 불러주신다"며 "어머니도 집에서 날 '연진아'라고 부를 정도"라며 웃었다.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가해자인 박연진을 연기한 임지연이 요즘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은 '진짜 일진이었어요?'다. "저 귀여운 학생이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장기자랑 나가 S.E.S 노래 부르면서요, 하하하."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가해자인 박연진을 연기한 임지연이 요즘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은 '진짜 일진이었어요?'다. "저 귀여운 학생이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장기자랑 나가 S.E.S 노래 부르면서요, 하하하." 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임지연은 '더 글로리' 열풍의 주역이었다. 연진은 한쪽 입꼬리만 올려 웃는 싸늘한 미소로 온갖 폭력을 동원해 동은을 산산이 무너뜨린다. "왜 없는 것들은 권선징악, 인과응보만 있는 줄 알까." 극에서 연진이 동은을 상대로 경멸의 말을 쏟아낼 때마다 시청자들은 치를 떨었다. 이 '악랄한' 역을 위해 임지연은 "대본을 받고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사이코패스'라 생각하며 미친 사람처럼 연기했다"고 한다. 거침없는 욕은 기본. 오랜 습관이던 '팔자걸음'까지 고쳤다. 그가 영화 '인간 중독'(2014)과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2016)에서 보여준 순수하고 해맑은 모습과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임지연은 "악역이 처음이었는데 김은숙 작가가 '천사 같은 얼굴에 분명 악마의 무엇인가가 있을 것 같다'며 '내가 널 망쳐보겠어'라고 말했다"고 캐스팅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그렇게 촬영을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엔 촬영하며 진짜 화가 나 대본에도 없었는데 혜교 언니의 멱살까지 쥐고 있더라"고 말했다. 가장 힘든 장면은 마지막 교도소 장면이었다. 임지연은 이 장면을 찍을 때 펑펑 울었다. 그는 "늘 세상을 밑으로 바라보다 처음으로 그 시선이 뒤집힌 상황이라 감정적으로 무너졌다"고 했다.

1년여를 연진으로 산 임지연은 새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선 남편한테 맞고 사는 아내를 연기한다. 그는 "사람들이 '이게 연진이라고?'라며 못 알아봤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2011년 영화 '재난 영화'로 데뷔한 뒤 그는 활동 초기 연기력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고 한동안 순수한 배역만 들어와 슬럼프에 빠졌다. '더 글로리'로 그를 둘러싼 틀을 깬 임지연은 연진과 동은에게 이런 말을 남기고 인터뷰를 마쳤다. "연진아, 용서는 없어. 평생 죗값 치르고 네가 한 일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하길 바랄게. 그리고 동은아, 네겐 또 다른 영광이 찾아왔으면 좋겠어. 연진이는 지금 죽어난대."

양승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