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기술에 수소·전기차 추가
내년 세수 감소 3.3조+α 발생
기업이 공장 신·증설 등 시설투자 시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수소, 전기차가 새로 들어간다. 반도체 등 4대 국가전략기술만 세제 혜택을 주려던 정부 계획이 바뀐 것.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물론 전기차 투자에 적극적인 현대자동차 등도 감세를 누릴 전망이라, 올해 엄습하고 있는 세수 부족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16일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8%에서 15%로 높이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가전략기술에는 기존 반도체, 백신, 이차전지, 디스플레이에 더해 수소, 미래형 이동수단이 포함됐다.
정부·여당은 세액공제율 상향을 관철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국가전략기술 확대를 받아들였다. 당초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추가에 부정적이었다. 국가전략기술은 특정 기업에 세제 혜택이 몰릴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보수적으로 지정한다는 차원이다.
"수소 등은 국가전략기술로 넣기에 조금 부족하고, 이런 기술들이 들어오면 다른 산업에서 추가해 달라고 연쇄 요구할 수 있다"는 고광효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의 설명(1월 18일)이 정부 입장을 잘 보여준다. 당장 조세소위에서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인 백신의 범위를 '백신 등 바이오'로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제는 국가전략기술 추가가 연초부터 겪고 있는 세수 부족 현상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나라 살림 밑천인 세수는 벌써 흔들리고 있다. 올해 1월 국세수입은 전년 대비 6조8,000억 원 적은 42조9,000억 원이었다. 2020년에 거뒀어야 할 세금이 코로나19로 지난해 1월 대거 들어온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경기 위축으로 올해 세수 여건은 빠듯하다.
국가전략기술 확대로 내년부터 발생하는 세수 감소도 만만치 않다. 기재부는 앞서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율 상향에 따른 내년 감면 효과를 3조3,000억 원으로 추계했다.
여기에 수소, 미래형 이동수단까지 국가전략기술에 들어가면서 추가 세수 감소는 최소 수천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두 산업은 전기차, 수소차 등 주요 대기업이 새 먹거리로 투자를 계획 중인 기술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가 예측한 올해 국세수입 400조5,000억 원은 물론 내년 전망치(418조8,000억 원)도 달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감세가 낙수효과로 이어질 것이란 반론도 있다. 기업이 시설투자를 확대하면, 중장기적으로 법인세 증가 등 세수가 더 잘 걷힐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기업 투자가 세수 확대로 연결되려면 시일이 걸려, 올해와 내년 세수 불안을 누그러뜨리기엔 역부족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투자"라면서 "시설투자세액공제율 확대로 일시적인 세수 감소는 있을 수 있어도 생산, 고용, 기업 수익 창출로 결국 세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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