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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도 성폭행' JMS 정명석 재판, 증인신문 거부로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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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도 성폭행' JMS 정명석 재판, 증인신문 거부로 파행

입력
2023.03.21 17:40
수정
2023.03.2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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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신청 증인들 법정 미출석
검찰 "재판 지연...추가 기소할 것"
재판부, 내달 3·4일 피해자 증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포스터. 넷플릭스 화면 캡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포스터. 넷플릭스 화면 캡처

외국인 여신도 성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78)씨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 5명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예정됐던 증인신문이 무산됐다. 정씨 변호인이 재판부에 더 많은 증인신청을 받아들여달라며 고의로 증인들을 출석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재판 지연 전략이라고 비판하며 정씨에 대한 추가 기소 방침을 밝혔다.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 나상훈)는 21일 준강간, 준유사강간, 준강제추행,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씨에 대한 5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정씨 측 변호인 2명만 출석했다. 정씨 변호인단은 당초 유명 로펌 소속 변호사를 포함해 14명에 달했지만 사임 러시가 이어지면서 현재 절반도 안 되는 6명만 남았다.

JMS 신도 등 수십 명이 몰려든 이날 재판에선 정씨 측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 5명에 대한 신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정씨 측이 한 명도 법정에 출석시키지 않아 증인 신문이 무산됐다.

정씨 변호인은 "저희가 22명의 증인을 신청했는데 재판부 말대로 오늘 내로 마치려면 1, 2명밖에 진술하지 못한다"며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취지에 어긋나는 만큼 재판부가 집중 심리를 해서라도 최소 10명에서 15명까지 증인신청을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수사기관에서 이뤄진 피고인 측 참고인 조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돼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증인 신문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현장검증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이미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쳐 진술서가 접수됐고, 어차피 JMS 목사나 신도 등을 부르려는 것"이라며 "검찰이 이미 증거에 동의했고 진술서에도 나온다"며 모든 증인에 대한 신문은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대전지법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전지법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양측 입장을 살핀 재판부가 "변호인이 계속 같은 말만 되풀이해 증거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없으므로 오늘 신청한 증인 가운데 꼭 필요한 증인부터 우선 신문해 달라"고 주문하자, 정씨 변호인 측은 "오늘 안으로 해야 한다면 증인 신문에 의미가 없다"고 반발했다.

이날 재판에선 정씨 변호인이 증인들의 불출석사실을 알리지 않아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검찰이 "준비된 신문 사항이라도 진행하도록 꼭 필요한 증인부터 우선 신문해 달라"고 요구하자 변호인 측은 그제서야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정씨 변호인은 "증인신문이 이렇게 진행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에서 굳이 증인들이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법정에 출석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재판부가 피해자들이 외국에 있어 입국 전 다른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수차례 설명했는데, 변호인은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 아니냐"고 따졌다.

재판부는 다음 달 3일 피해자인 홍콩 국적 여신도 A(29)씨, 4일에는 호주 국적 여신도 B(31)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씨 변호인의 증인신문 거부로 재판 일정이 지연되면서 정씨의 구속기간 만료일(다음 달 28일)까지 판결을 마무리하려는 재판부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게 됐다.

검찰은 이날 정씨를 추가 기소할 계획도 밝혔다. 검찰은 "무고 혐의로 정씨에 대한 기소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달 말 조사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에는 기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도 수련원 등에서 17차례에 걸쳐 A씨를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2018년 7월부터 그해 말까지 5차례에 걸쳐 금산 수련원에서 B씨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정씨가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신도들을 세뇌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 측은 그러나 피해자들이 성적으로 세뇌되거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자신은 '신이 아니고 사람'이라고 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정씨는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와 홍콩 아파트, 경기 안산의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이 확정돼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대전=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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