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사회변화, 기술발전 등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직업을 소개합니다. 직업은 시대상의 거울인 만큼 새로운 직업을 통해 우리 삶의 변화도 가늠해 보길 기대합니다.
짝이 되는 가까운 친구, 반려동물
'요즘 우리 집 막내가 아파서 너무 걱정이에요…' 얼핏 부모가 자녀 걱정을 하는 것 같지만 팻팸족에겐 익숙한 모습이다. 우리 집 막내는 바로 집에서 기르는 반려견, 반려묘 혹은 토끼, 햄스터를 뜻한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3조 원을 넘어섰고 2027년에는 6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최근 반려동물과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금융상품이 등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도 2020년부터 반려동물에 대한 문항을 새롭게 포함할 만큼 의미 있는 존재이다.
사전적 의미에서의 '반려'는 '짝이 되는 가까운 친구'를 뜻하나 반려동물은 친구 그 이상을 넘어 또 하나의 가족과 다름없다. 2007년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였고 예쁘고 귀여운 존재로서의 '애완동물'이 아닌 사랑하고 위안을 주고받는 엄연한 가족으로 인식되고 있다.
먹고 즐기는 매 순간을 반려동물과 함께
최근에는 펫팸족(pet+family)을 비롯해 반려동물과 거주하는 1인 가구를 뜻하는 혼팻족, 결혼 후 자녀 없는 맞벌이 부부인 딩크족(DINK·Double Income No Kids)처럼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맞벌이 부부를 칭하는 딩펫족(DINK+pet)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다.
사람의 '생로병사'처럼 반려동물 시장도 이와 유사하게 형성되고 있다. 건강 관련 프리미엄 먹거리, 훈련, 미용, 여행, 장묘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영역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는 추세이다. 예전에는 아플 때 찾는 동물병원이 보호자로서 최선이었으나 이제는 지갑을 열어야 할 곳도 많아지고 있다. 스마트헬스를 위한 기술과 서비스가 고도화되는 것처럼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과 접목하여 점검하는 펫테크(pet+technology) 제품도 출시되고 있고 여행을 함께 즐기도록 전문 여행사나 가이드도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가족이라도 늘 좋은 모습일수만은 없다. 여러 이유로 갈등과 정서적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소통과 이해를 통해 보듬고 편안해지도록 서로 노력하기도 한다. 반려동물 보호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쩔 수 없는 타고난 습성으로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짖거나 무는 이유, 먹지 않는 이유, 산책을 거부하는 이유 등 정서적 문제나 행동문제의 원인을 찾고 교정하기를 원한다.
문제행동의 원인과 교정에도 관심 증가
최근 TV프로그램에서도 문제행동을 상담하고 교정해 주는 전문가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바로 '반려동물행동상담원'으로 반려동물이 일으키는 다양한 문제행동의 원인을 분석하고 행동교정 프로그램을 설계하여 훈련시킨다. 주로 가정에서 기르는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보호자에게 반려동물을 돌보는 방법과 문제행동을 일으켰을 때의 대처방법을 교육하기도 하며 강아지나 고양이가 주요 대상이다. 훈련소나 동물병원에 소속되어 활동하기도 하지만 프리랜서로 종사하는 사람도 많으며 업계에서는 수천 명의 종사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학에서 반려동물 관련 전공을 하거나 민간교육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한 후 활동하며 훈련사, 펫시터 등과 병행하는 사람도 있다.
영국 등 해외에는 상담, 행동분석, 교정훈련 등 각 영역의 전문가들이 세분되어 있고 관련 연구도 활발하지만 국내는 반려동물 시장 확대와 행동교정에 대한 관심에 비해 아직 해외에 비해 세분화된 영역으로의 활성화는 미흡한 편이다. 하지만 가족으로서 함께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을 감안할 때 점차 세분화된 영역으로 전문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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