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9시간 근무' 개편에 대한 정부 방침이 매일 바뀌면서 "혼란의 도가니"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해 사회적 타협으로 풀어야 할 노동시간 문제를 기업 쪽 이야기만 듣고 추진하다가 이런 혼란이 초래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69시간 근무에 대한) 대통령과 대통령실 말이 다르고 고용노동부는 오락가락하고, 완전히 좌충우돌 뒤죽박죽 혼란의 도가니"라며 "국민이 분통 터지는 일이고 국민을 무슨 장난감 다루듯이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계속 바뀐 대통령과 정부의 말을 지적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3월 7일 일주일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게 연장근로 시간을 늘린 근로시간 개편안을 발표한 후 반발이 거세자 일주일 만인 14일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했다. 그러나 이후 재검토 안에 대한 발언이 계속 엇갈리고 있다.
- 3월 16일 안상훈 청와대 사회수석 "대통령은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
- 3월 20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주 60시간'은 대통령 개인의 생각. 주 60시간이 넘을 수도 있다"
- 3월 21일 윤석열 대통령 "주 60시간 이상 근무는 무리"
정부 내 소통 문제도 지적됐다. 우 의원은 "대통령실 참모가 '대통령 발언은 개인 의견'이라고 얘기하는 것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황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용노동부 장관이) 반대 여론 찬성 여론을 한꺼번에 합리성을 가지고 제대로 보고했다면 이런 난맥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절차가 제대로 안 돼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평했다.
우 의원은 사회적 타협이 없었던 점도 강조했다. 그는 "노동시간은 이해관계가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정말 사회적 타협을 해야 한다"며 "52시간 만들 때 2010년부터 논의해서 8년 동안 노사정이 합의하고 또 국회가 사회적 논의를 주도해서 상호 입장을 잘 조정하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 이 과정을 보면 이런 과정이 없었다"며 "사회적인 이해관계, 갈등 이런 걸 전혀 조정하지 않고 기업의 편에서만 서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늘리려고 하는 그 요구만 받아들여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주 4.5일제 도입 촉진을 위한 입법을 추진 중이다. 근로시간을 줄이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점진적으로 주 4.5일제로 전환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당은 국민을 과로사로 내모는 노동 개악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주당 52시간제 정착을 넘어서서 이제 주 4.5일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사설 - "자고 나면 바뀌는 69시간 메시지, 이젠 결과로 말하길"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321144200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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