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오는 5월 개봉
편견 깨고 박수 받은 '겨울왕국'·'브리저튼'
디즈니 실사 뮤지컬 영화 '인어공주'가 포스터 등으로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디즈니 작품은 오랜 시간 사랑받아왔지만 새 영화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마냥 곱지는 않다. '인어공주'의 주인공을 향한 조롱이 계속되는 중인데, 과연 바람직한 현상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영화 '인어공주'는 오는 5월 관객들을 찾아간다. 이 작품은 늘 바다 너머의 세상을 꿈꾸던 모험심 가득한 인어공주 에리얼이 조난당한 에릭 왕자를 구해주며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라 금지된 인간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험을 그렸다. 할리 베일리가 에리얼 역을, 조나 하우어 킹이 에릭 왕자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 외에도 멜리사 맥카시·하비에르 바르뎀·아콰피나 등이 출연한다.
주인공 할리 베일리가 흑인이라는 점은 출연자 라인업이 공개된 후 크게 화제를 모았다.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에리얼이 하얀 피부와 붉은 머리카락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캐릭터와 대조적으로 할리 베일리는 검은 피부와 머리카락을 갖고 있다.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의 에리얼은 공통적으로 아름다운 에메랄드색 비늘을 자랑하지만 비주얼의 전체적인 싱크로율은 낮았다. 두 작품 사이의 높은 싱크로율을 기대했던 이들은 아쉬움 섞인 목소리를 냈고 일부는 조롱 섞인 악플을 남겨왔다. 공개된 티저, 포스터에서 애니메이션의 밝은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의 싱크로율이 꼭 높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부터 원작 동화와 다르다. 디즈니의 만화 영화는 에리얼이 물거품이 된다는 동화의 결말을 뒤집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훈훈한 결말을 통해 어린 관객들의 동심을 지켰고 새로운 즐거움을 안겼다. 실사 영화가 애니메이션과 다른 부분이 많아도 충분히 관객들을 만족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지점이다.
편견 깬 인기 작품들
'겨울왕국'은 편견을 깨며 더욱 큰 사랑을 받은 작품 중 하나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등 디즈니의 많은 영화들이 남녀의 사랑을 강조해왔다. 작품 속 남녀 주인공들은 사랑의 힘으로 온갖 역경을 이겨냈다. '겨울왕국'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이 영화의 중심에는 엘사와 안나가 존재했는데 두 사람의 서사는 자매애에 집중돼 있었다. 왕자 없이도 충분히 강한 자매의 모습은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 또한 편견을 깨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인어공주'처럼 이 작품 속 남자 주인공은 원작 주인공과 외적인 싱크로율이 높지 않다. '브리저튼'의 원작은 미국 작가 줄리아 퀸의 '공작의 여인'인데 소설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백인 남성으로 묘사됐다. 그러나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에서 남자 주인공 사이먼 공작을 연기한 레지 장 페이지는 영국인 아버지와 짐바브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두운색의 피부를 갖고 있다. 원작과 달랐지만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의 뜨거운 로맨스는 큰 사랑을 받는데 성공했다.
'겨울왕국'과 '브리저튼'의 사례는 작품이 높은 완성도, 뚜렷한 매력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대중의 고정관념을 꼭 따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스토리텔링, 다채로운 음악을 예고한 만큼 실사 영화 '인어공주'에서 펼쳐질 이야기에도 기대가 모인다. 디즈니가 '겨울왕국'에 이어 다시 한번 대중의 편견을 깨고 새로운 성공의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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