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박혜순 교수팀, 성인 1만5,000여 명 분석
젊은 남성은 자신의 저체중에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지만, 젊은 여성은 비만일 때 스트레스를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인 중년 여성도 ‘스트레스가 있다’고 불평할 가능성이 정상 체중 중년 여성의 1.3배였다.
박혜순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의 성인 1만5,068명(남 6,306명, 여 8,762명)을 대상으로 각자의 체중과 스트레스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 결과(성인에서 체중 상태와 지각된 스트레스와의 관련성: 연령과 성별 차이를 중심으로)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자신의 스트레스 정도에 대해 ‘대단히 많이 느낀다’와 ‘많이 느끼는 편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 29.3%로, 남성(25.7%)보다 높았다.
박혜순 교수팀은 개인의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저체중(BMI 18.5 미만)ㆍ정상(18.5∼24.9)ㆍ비만(25 이상)으로 분류했다. 비만 비율은 남성(41.6%)이 여성(28.0%)보다 높았다.
저체중인 19∼39세 남성이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비율은 같은 나이대 정상 체중 남성의 1.9배였다. 남성에선 저체중이 스트레스 요인이 된 것과 달리 여성에선 비만이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비만인 19∼39세 여성이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비율은 같은 나이대 정상 체중 여성의 1.9배였다. 40∼59세 여성도 같은 나이대 정상 체중 여성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비율이 1.3배 높았다.
박혜순 교수는 “성별ㆍ나이에 따라 체중 상태와 스트레스와의 관계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했다.
비만과 스트레스와의 관계는 쌍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스로 인한 렙틴(식욕 억제 호르몬)ㆍ그릴린(식욕 자극 호르몬) 등 호르몬의 분비 변화는 비만을 부를 수 있다.
대인 관계 스트레스가 높은 사람의 렙틴 농도가 감소하고 그렐린 농도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정신의학적으로도 스트레스는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는 뇌의 자기 조절과 감정 인지를 약화해 고열량ㆍ고지방ㆍ단당류 같이 살찌는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낮춘다. 스트레스로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것도 비만을 부른다.
반대로 비만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유발되기도 한다. 비만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탓에 비만인 사람은 스트레스ㆍ우울ㆍ불안을 느끼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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