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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물에 잠겼다 희망 살려낸 포항제철소 "이제는 스마트 공장으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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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물에 잠겼다 희망 살려낸 포항제철소 "이제는 스마트 공장으로 탈바꿈한다"

입력
2023.03.27 12: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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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 피해 135일 만 복구한 포항제철소 가보니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제2고로에서 쇳물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 제공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제2고로에서 쇳물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 제공


고로(용광로)에서는 온도가 약 1,440도에 달하는 시뻘건 쇳물이 곳곳으로 옮겨졌고, 이 쇳물은 제철소 내 여러 공장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옮겨져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로 뿌려지는 '산업의 쌀' 철강으로 변했다. 후판이나 형강 등 철강제품의 기본이 될 강판을 만들어내는 열연 공장도 '팽팽' 돌아가며 고부가가치 제품들을 끊임없이 생산해냈다. 태풍 '힌남노'가 강타한 지난해 9월 6일 침수된 뒤 135일 만인 1월 20일 복구에 성공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얘기다.

23일 취재진을 맞은 포항제철소는 태풍 이전 일상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서민교 제2열연 공장장은 공장 입구에 표시된 당시 최대 침수 높이(약 1.5m)를 가리키며 "지상은 물론 지하까지 잠긴 공장 모습을 봤을 때는 절망했다"면서 "모든 임직원이 물을 빼내고 부품을 일일이 닦아가며 복구에 성공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지하에 위치한 420m 길이의 유실(기름방)에서는 "침수 당시 쌓인 흙 높이만도 30㎝로, 이를 퍼내는 데만 4주가 걸렸다"며 "이후 물 청소와 고압 청소로 지금의 말끔한 상태"라고 전했다.



사람의 경험으로 운영하던 장비들, 데이터로 돌려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이 힌남노 침수 피해 복구 이후 정상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이 힌남노 침수 피해 복구 이후 정상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지금도 물에 잠겼던 수만 개의 센서 중 일부가 고장나는 등 후유증은 남아있지만 구성원들은 되레 침수 피해 복구를 계기로 미래형 제철소 전환에 힘을 더 모으겠다는 각오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스마트 고로를 핵심 축으로 현장 곳곳에 스마트 기술을 입혀 효율은 높이고, 불량률은 낮추겠다는 얘기다. 제선부 기술개발섹션의 권민락 과장은 "포항제철소에서는 제2 고로를 앞세워 전체를 스마트 고로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했다.

권 과장에 따르면 제2 고로에는 원료탄이나 고철 등 재료를 들여올 때 측정하는 '입도 측정 카메라'를 설치하고, 용선 온도 또한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카메라 등이 달려있다. 기존에는 고참 직원들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했던 기술들이지만 2019년 이 같은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불량률이 종전 13.3%에서 4.9%로 낮아졌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권 과장은 "안정된 기술력을 통해 포항 2, 3, 4고로에 모두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포스코 뛰어넘는 회사, 포스코가 만들자"

23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 내에 위치한 체인지업 그라운드에서 연구원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포항=김형준 기자

23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 내에 위치한 체인지업 그라운드에서 연구원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포항=김형준 기자


제철소 바깥에서는 기존 포스코를 뛰어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색다른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830억 원을 투입해 서울과 포항, 그리고 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마련한 '체인지업 그라운드' 얘기다. 이날 찾은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은 유망 스타트업 기업들의 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①연구 개발과 사업 공간 ②투자 연계 ③사업적 네트워크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단순히 창업 공간 제공에 그치지 않고 연구 지원과 투자 연계 육성까지 책임지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두 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생분해 포장재 제조 스타트업을 이곳에서 26명 규모로 키운 노상철 에이엔폴리 대표는 "서울에서 창업했을 때는 매우 작은 공간에서 실험도 제한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며 "여기에 입주한 뒤부터는 포스텍의 실험 공간까지 활용해가며 연구개발을 진행해 기업 가치 1,000억 원 시대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포항=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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