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중환자실은 회복 가능성이 있는 중환자를 수용해 집중적으로 간호ㆍ치료하는 병동이다. 특히 암 같은 중증도가 높은 외과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는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수술 후 감염성 합병증 발생을 철저히 관리한다.
이처럼 중환자의 감염성 합병증 발생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관리하는데 ‘생체 전기 신호 분석(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ㆍBIA)’이 유용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BIA는 체성분 분석기 원리의 측정법으로, 빠르고 안전하고 비침습적으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 동안 중환자의 감염성 합병증 발생 진단은 주로 염증 표지 단백질인 C-반응성 단백질(CRP) 수치나 백혈구 숫자 증가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혈액을 채취해야 하고, 실시간으로 빠르게 확인하거나 진단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김은영ㆍ이겨라 가톨릭대 중환자외상외과 교수팀은 최근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실에 복부 수술 후 입원한 중환자 221명을 대상으로 BIA를 측정했다.
암 수술 등 중증 수술을 받거나 복막염ㆍ복강 내 장기 천공(穿孔) 등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 등 심한 감염이 이미 동반된 중증 응급 상태에서 복부 수술을 받은 환자가 대다수였다.
연령과 체질량지수(BMI)를 보정한 후 BIA 측정 변수 중 하나인 위상각(Phase angle)과 염증 마커 사이 관계를 평가했다.
또한 수술 후 감염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단변량 및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염증 마커인 CRP, 프로칼시토닌, 프리셉신 수치가 위상각과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여 즉 위상각 수치가 낮을수록 수술 후 감염성 합병증 위험도가 높아 이를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상각은 세포막에서 발생하는 저항을 각도로 표현한 것으로 세포막 영양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다.
체성분 검사는 약한 전류를 몸에 통하게 하는 검사로, 건강한 세포막에서 반사되는 각도와 건강하지 않은 세포막 각도가 달라 우리 몸 세포의 건강도를 확인하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위상각을 이용한 환자의 영양 상태ㆍ예후 예측 등 임상적 활용이 적용되고 있는데, 외과 수술 후 중환자를 대상으로 염증 바이오 마커와 상관관계를 확인한 연구는 현재까지 발표된 바 없었다.
김은영 교수는 “복부 수술 후 감염성 합병증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조기 진단이 되지 않으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장기간 치료 및 일부 패혈증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따라서 시시각각 변화할 수 있는 중환자의 건강 상태를 비침습적인 방법인 BIA로 측정해 감염성 합병증의 위험도가 높은 환자를 미리 선별하고 조기 진단해 수술 후 예후 개선을 기대하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겨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기존에 암 수술이나 중증 응급 수술 등을 받고 잦은 채혈 및 통증으로 고통 받는 중환자에게 통증 없이 결과 확인이 가능한 BIA가 의료 현장에 적용된다면 중환자실 환자의 실시간 감시 및 관리의 질을 높이고 감염성 합병증의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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