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가격 부진에도 "추가 감산 없어"
미국 공장 신설 계획은 유지
보조금 신청은 "고민해보겠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29일 SK하이닉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깊은 시장 하강과 국제적 불확실성을 우리의 기본을 더 강하게 하고 사업 모델의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내려가고 있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수요 등으로 인해 첨단 반도체 주문은 늘고 있다며 추가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부회장은 이날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상반기 중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꾸준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 업황이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첨단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박 부회장은 "현재 서버 시장에서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AI 챗봇 등 신규 수요 확대로 인해 DDR5(최신 D램)가 주력 제품이 되고 고대역 메모리(HBM)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도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조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추가 감산 가능성에 대해 "감산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메모리반도체 업계 1위 삼성전자도 현재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대표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은 28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추가 감산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역시 AI로 인한 대규모 반도체 수요로 하반기부터 반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 공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된 상황에 대해선 "한 회사가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최적 해법을 찾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후공정(패키징) 공장 건설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면서도 미국 정부의 '반도체과학법'에 의한 보조금 신청 여부는 "고민해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10월 끝나는 중국 공장으로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유예에 대해선 "추가로 유예를 신청할 것"이라며 "시간을 최대한 벌면서 미중 갈등에 따라 경영 계획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사외이사를 1명 늘리는 등의 원안을 모두 가결했다. 김정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과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했고, 박성하 SK스퀘어 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