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경기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
의식 없이 방사한 고양이, 위험에 노출
경기 광주시가 중성화 수술(TNR)을 한 길고양이들을 마취 상태에서 방사한 것으로 드러나 동물단체가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30일 경기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는 마취 상태로 방사된 길고양이의 생사를 밝히고 TNR 지정 동물병원과의 계약 해지 및 보조금 환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라에 따르면, 광주시가 TNR 사업을 위해 지정한 동물병원은 중성화 수술을 한 고양이들을 포획틀로 이동시킨다며 다시 마취를 한 후 전신 마취 상태에서 그대로 방사했다. 이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지역 시민이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서 TNR 방사 사진을 보던 중 확인됐다.
APMS에는 TNR 대상 길고양이의 포획부터 수술, 방사까지 모든 과정의 사진이 등록된다. 사진은 포획 전후 동일 개체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촬영해야 한다. 하지만 광주시가 사진으로 올린 길고양이들은 머리를 바닥으로 향한 채 의식 없이 엎드린 상태였다. 카라가 APMS에서 확인한 개체 수만 최소 7마리다. 광주시는 시민들로부터 민원이 제기되자 게시한 사진들을 삭제한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 고시인 '고양이 중성화 사업 실시 요령'에 따르면, 수술 후 마취가 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고양이를) 안전한 장소에서 보호한 후 회복 공간으로 이동시켜야 하며, 방사 전까지 출혈·식욕 결핍 등 이상 징후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최민경 카라 정책변화팀 팀장은 "마취 과정 또는 이후 고양이가 사망할 위험성이 있어 마취는 신중함이 요구되는 처치"라며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방사된 고양이들은 교통사고, 천적의 공격, 동물학대자로부터의 위협뿐 아니라 사체로 오인돼 폐기물로 처리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팀장은 "광주시는 고양이 중성화 사업 실시 요령을 위반했고, 생명 존중과 돌봄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마저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한편 광주시는 카라와의 면담에서 "TNR 지정 병원이 포획과 방사 단계에서 모두 마취제 혹은 진정제를 투여한 것을 확인했다"며 해당 고양이들의 생사 여부 확인, 지정병원 계약 해지를 비롯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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