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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염은 왜 여성에게 자주 발생할까?

입력
2023.04.03 17: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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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방광염은 환자의 94%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방광염은 환자의 94%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게티이미지뱅크

1년 전 32세 여성이 소변을 볼 때 아프고 소변을 자주 보고 참기 어려워 병원을 방문했다. 당시 진찰과 검사 후 대장균에 의한 급성 방광염 진단을 받았고 3일간 항생제 치료 후 증상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 이후 수주에서 수개월마다 동일 증상이 반복돼 그때마다 급성 방광염 치료를 받아왔다.

급성 방광염은 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보관되는 장기인 방광에 감염이 발생한 질환이다. 비뇨기계의 구조ㆍ기능적 이상 없이 발생하는 단순 급성 방광염의 80%는 병원성 대장균이 원인이다.

이 밖에 장구균, 포도상구균, 간균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급성 방광염에 걸릴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는 성 관계, 도뇨관 삽입, 임신, 전립선비대증, 폐경, 당뇨병, 면역 저하 등 다양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방광염 환자는 157만3,392명으로 이 중 94%가 여성 환자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성에게 방광염이 잘 생기는 이유는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남성보다 짧고, 항문과의 거리가 가까우며, 회음부나 질 입구에 균 집락이 형성되기 쉽기 때문이다.

급성 방광염 증상으로는 소변볼 때 통증이 나타나거나 따갑고, 소변을 급하게 자주 보며, 소변 색이 붉거나 탁해지며 냄새가 나고, 하복부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방광염이 진행돼 합병증으로 신우신염이 발생하면 옆구리나 등 통증, 오한ㆍ발열, 구역질ㆍ구토가 나타날 수도 있다.

급성 방광염은 증상으로 진단할 수 있다. 병원을 방문하면 소변 스틱 검사나 소변 분석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필요할 때는 소변 배양 검사와 감수성 검사를 해 원인 균과 감수성 있는 항생제를 찾을 수 있다.

일반적인 치료를 했을 때 반응하지 않거나,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당뇨병이나 면역 억제제를 먹고 있는 환자, 요로 폐쇄가 의심되거나, 신 농양 같은 합병증이 우려될 때는 방사선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급성 방광염은 항생제를 단기간 먹으면 대부분 치료된다. 하지만 처방받은 항생제를 복용하는 도중에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처방받은 기간에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항생제를 복용하는 도중에 약을 마음대로 중단하면 치료가 불완전해져 방광염이 재발하거나 항생제 내성균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세균성 방광염이 자주 재발하면 다른 계열의 감수성 있는 항생제로 대체해 복용하거나 예방적 항생제 치료를 받거나 방광염의 유발 요인을 찾아 이를 제거하거나 교정해야 한다.

급성 방광염을 예방하려면 평소 물을 충분히 마셔 소변을 자주 볼 수 있도록 해 방광ㆍ요도 내 세균이 자리 잡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여성은 배변 후 휴지로 닦아낼 때 앞에서 뒤 방향으로 닦고, 소변본 후 요도 주변 물기를 살짝 제거해 세균이 요도로 침입하는 걸 막는 게 좋다.

폐경 여성이라면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것도 방광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소변을 자주 보고 방광을 완전히 비우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도 좋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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