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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초심’ 외친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해법이 보수층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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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초심’ 외친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해법이 보수층 구애?

입력
2023.04.03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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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윤 대통령 직접 한미 외교, 대북 메시지 낼 가능성
지지율 하락세 속... 보수 정통 가치 유지해 정국 돌파 신념
신평 "윤 대통령, 과도하게 자기 지지층 향한 구애에 치중"

대구의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이 100주년을 맞은 1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구=서재훈 기자

대구의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이 100주년을 맞은 1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구=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동맹 강화’와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라는 두 축으로 지지율 하락세 국면을 돌파할 계획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지난 1일엔 보수의 상징적 장소인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보수층을 향한 구애를 보냈다. 최대 지지기반인 보수층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인 '안보'를 국정운영의 우선순위로 강조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국정지지율이 4개월 만에 최저치인 30%로 떨어지고, 부정적 평가가 60%에 달하는데(지난달 31일 한국갤럽) 중도 민심은 외면하고 지지층부터 확실히 잡고 간다는 국정운영 기조가 맞느냐는 지적이 진영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안보 행보 가속... 윤 대통령,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메시지

윤 대통령은 전날 서문시장을 방문해 “다시 여러분을 뵈니 국정의 방향, 국정의 목표가 오직 국민이라는 초심을 다시 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취임 1년을 앞두고 ‘국민이 불러낸 대통령’이라는 의미를 다시 상기하고, 국민을 직접 만나 초심을 다진 계기가 됐다"고 전날 대구 서문시장 방문 의미를 설명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지율이 전주 대비 4%포인트 떨어졌다는 발표가 나온 지 하루 만으로, 지지율 하락 국면을 타개할 방향타를 보수층에서 찾겠다는 취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분간 정국 운영기조도 보수층 표심에 부합하는 한미동맹 강화가 전면에서 강조될 것이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방미를 앞두고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지침을 공개했고, 여기엔 한국 정부의 입장이 상당히 반영됐다”며 “정부의 외교 방향성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블랙핑크와 미국 팝 가수 레이디 가가의 합동공연 무산과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사퇴로 방미 의미가 퇴색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화 행사가 방미의 핵심이 아닌 만큼 한미 간 안보 동맹을 보여주거나 경제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행사들을 더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도발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메시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술핵탄두를 공개하고 공중에서 핵폭발타격 시험을 실시하는 등 남한을 겨냥한 도발 수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북한인권법 제정 7년 만에 발간된 북한인권보고서와 관련해 보고를 받고 “앞으로 북한 퍼주기는 중단하고 북한이 핵 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라”고 발언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추가로 대북 강경 메시지를 내놓으면 당분간 북한과 말폭탄을 주고받는 긴장 관계가 이어질 공산이 높다.


지지율 하락 요인인 한일 외교는 직접 언급 삼갈 듯

다만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한일 관계에 대해선 당분간 직접 언급을 삼간다는 입장이다. 일본으로부터 성의 있는 후속 조치가 나오려면 아직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야당의 비판에 일일이 대응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북한의 지령을 받은 민주노총이 괴담을 퍼뜨리듯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들에게 왜 맞장구를 쳐야 하느냐”고 말했다.

"설득과 동의 동반돼야"... 선택적 국정행보에 우려 목소리

이는 역대 대통령이 통상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내세웠던 것과 다른 기조다. 전체 국민 여론을 살피기보다는 국정과제에서의 성과로 말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집토끼만 보고 가는 국정 운영기조에 대한 우려는 진영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정부는 지금 과도하게 10분의 3을 이루는 자기 지지층(보수)을 향한 구애에 치중한다"며 "윤 대통령이 대구의 서문시장을 네 번이나 방문한 것은 그 상징적 예"라고 비판했다. 그는 보수 지지층을 '달콤한 늪'에 비유하며 "그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 선거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며 "그 전조는 이미 윤 대통령에 대한 신뢰 저하의 여론조사로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택적 국정 행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국정 전 분야에 걸쳐서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민심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기 위해선 논란이 되는 이슈마다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고 언론을 통해 설득하려는 모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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