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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 목숨 바칠 확성기”… 北, 한미훈련 버거워 선전선동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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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 목숨 바칠 확성기”… 北, 한미훈련 버거워 선전선동 주력

입력
2023.04.03 12:00
수정
2023.04.0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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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선동 간부 김정은에 목숨 바쳐야"
韓美와 강대강 대치 장기화에 식량난 겹쳐
지쳐가는 北 주민들에 선전전 강화 목적

김정은(왼쪽 두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뉴시스

김정은(왼쪽 두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뉴시스


"수령(김정은)의 사상과 권위를 옹위하기 위함이라면 눈에서 불이 펄펄 일고 목숨도 바치는 열혈의 충신 (중략) 바로 우리 당이 바라는 참된 선전일꾼이다."

4월 3일자 노동신문 기사 중

북한이 3일 당 선전·선동분야 간부들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충실한 '확성기'가 되라고 촉구했다. 대남·대미 '강대강' 대치 국면이 길어지고, 식량난까지 겹쳐 주민들의 피로감이 커진 상황에서 선전전 강화를 통한 민심 다잡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당중앙의 크나큰 믿음대로 당 선전일꾼(간부)들은 출력 높은 확성기, 잡음 없는 증폭기의 역할을 다하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신문은 "우리 당 사상사업의 기본 임무는 당중앙의 혁명사상으로 전당과 온 사회를 일색화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조건과 환경이 어렵고 간고해도 당의 사상과 노선으로 철저히 무장하고 당 정책 관철을 제일생명으로 간직한 인민은 그 어떤 방대한 과업도 능히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당 사상사업의 '유일관리제 원칙'을 부각하며 "사상사업의 내용에서는 그 어떤 창조성, 창발성도 허용될 수 없다"고 전했다. 당이 정해준 내용만 전파하라는 얘기다.

북한당국이 선전선동 분야 관료의 분발을 촉구한 건 김정은 정권이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우선 예년보다 길어진 한미연합훈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지난달 13∼23일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 연합연습을 진행했으며,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는 대규모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을 벌였다. 또, 한미일 3국은 3∼4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미국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참가한 가운데 대잠전훈련과 수색구조훈련을 펼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보통 연합훈련 기간에 전시동원체제를 선포했다가 금세 해제하는데 올해는 그 기간이 길어져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도 지쳐갈 만한 상황이라 선전전 강화에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북한 , 4월 기념일 몰려 선전전에 더 신경

아울러 코로나19 유행 장기화와 식량난 등으로 북한 사회가 잔뜩 위축된 점도 선전전 강화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전국 규모의 체육축전을 열어 가라앉은 사회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특히, 4월에는 북한의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어 선전선동의 중요성이 더 강조된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추대 11주년(11일)과 김일성 생일(1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군 91주년(25일)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유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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