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마약중독자의 재발과 재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마약중독자의 회복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2021년도 마약류 범죄백서에 의하면 마약류 재범률은 36.6%로 매우 높다. 마약중독으로부터 회복은 단약이 아니라 삶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삶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으면 똑같은 상황에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중독자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고 해야 할 역할을 다하면서 타인을 배려하고 직업을 가지는 등 진정한 어른이 되어야 회복을 잘 유지할 수 있다. 중독자가 삶의 방식과 태도를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으면 재발과 재범이 줄어든다.
지금껏 해 오던 대로 정부 기관의 입장이나 전문가 입장에서만 중독자를 보기보다는 중독자의 입장에서 이들의 심리를 올바로 이해하고 실질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중독자가 마약 없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의 기술을 가르쳐 주고 회복의 과정이 즐겁고 기쁘며 삶의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치료공동체'는 중독자가 일정한 장소에서 장기간 머무르면서 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삶의 가치관과 적응방식을 바꾸도록 돕는 효과적인 개입법이다. 2016년 법무부에서 징역 수용 위주에서 치료적 개념으로의 혁신적 변화가 있었는데, 그 일환으로 1개 교도소에서 마약중독자를 대상으로 치료공동체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치료공동체에서 회복자가 많이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치료공동체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전문인력도 보강되어야 한다.
필자는 교도소와 연계된 사회 내의 치료공동체를 제안해 오고 있다. 교도소를 나온 후에 사회 내에서 사회적응이나 직업재활을 위한 치료공동체에서 회복을 위한 준비를 가져야 한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중독자의 경우에는 자발적으로 치료공동체에 입소할 수 있도록 보상안을 제시할 필요도 있다. 한편으로는 정부에서 단순 초범인 경우에 교도소나 치료공동체 중 한 곳을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주는 것도 재발과 재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오랫동안 마약중독자를 만나본 필자의 경험으로는 우리나라 현실상 정부 주도로 중독자를 위한 치료공동체를 시행해 보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본다. 정부의 예산이 더 늘어날 수 있지만 넓은 안목으로 본다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이익이 훨씬 많다. 처음에는 소수 인원이 회복되겠지만 이들이 더 많은 중독자를 회복하도록 돕는 선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
아직 우리 사회를 마약의 위험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 정부 관련 기관에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실천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중독자의 입장에 서서 중독자를 이해하여 보다 효과적인 방안을 시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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