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호암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선정
한국계 젊은 여성 과학자 2명도 수상
호암재단이 '2023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피아니스트 조성진(29) 등 전문가 다섯 명과 단체 한 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조성진은 1990년 호암상 제정 이래 최연소 수상자다.
5일 호암재단에 따르면, 33회째인 올해 호암상 수상자는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임지순(72) 포스텍 석학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최경신(54)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 △공학상 선양국(62) 한양대 석좌교수 △의학상 마샤 헤이기스(49)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 △예술상 조성진 △사회봉사상 사단법인 글로벌케어 등이다. 시상식은 6월 1일에 열리며 수상자는 메달과 상장, 상금 3억 원을 받는다.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수상자인 임 교수는 고체물질 형성에 필요한 총에너지를 정확히 계산하는 방법을 고안해 실험 없이 고체의 구조와 성질을 밝혀내는 '계산재료물리학' 분야를 개척, 발전시킨 세계적 이론물리학자다.
화학·생명과학부문상을 받는 최 교수는 빛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광전기 반응에 꼭 필요한 전극 물질과 촉매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통해 친환경 수소 생산의 획기적 발전에 기여했다.
공학상을 수상한 선 교수는 리튬이온 전지의 양극재를 혁신해 전지의 안정성과 수명을 개선, 이차전지 및 첨단산업 혁신에 이바지해 'K배터리 신화의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학상 수상자인 헤이기스 교수는 세포 대사활동의 노폐물로 알려진 암모니아를 암 세포가 영양분으로 재활용함으로써 암 세포의 증식을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 암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연 암 발생 및 암 대사학 분야 전문가다. 모친이 한국계라 수상 후보 자격을 얻었다.
학술부문 수상자엔 "인류가 직면한 위기 대응에 기여"
예술상을 수상하게 된 조성진은 2015년 한국인 최초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후 2021년 모차르트 미발표곡 세계 초연자로 선정되는 등 젊은 나이에 국제 클래식 음악계에서 인정받는 거장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회봉사상은 국내 최초의 국제 보건의료 비정부기구(NGO)인 사단법인 글로벌케어가 수상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지난 26년 동안 18개국 재난 현장에 긴급 의료팀을 파견하고, 15개국에서 전염병 퇴치와 빈민 진료 활동을 벌였다. 2020년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 때 의료진을 모아 파견하고 중환자실을 구축하는 등 신속한 지원을 펼쳤다.
호암재단 측은 "금년 예술 부문에서 역대 최연소인 29세 젊은 수상자(조성진)가 뽑힌 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전 최연소 수상자는 2002년 35세에 예술상을 받은 발레리나 강수진이다. 학술부문에서는 "에너지·환경·질병 등 인류가 직면한 위기 대응에 기여한 학자, 특히 한국계 젊은 여성 과학자(최경신·헤이기스) 두 명이 선정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삼성은 기초과학 지원을 늘리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제안에 따라 지난 2021년부터 과학부문을 물리·수학과 화학·생명과학으로 나눠 시상하고 있다.
삼성호암상은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한국인 또는 한국계 인사에게 시상한다. 1991년부터 올해 33회까지 총 170명에게 325억 원의 상금을 줬다. 수상자는 국내외 저명 학자 및 전문가 46명이 참여한 심사위원회와 별도로 45명의 외국인 석학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4개월에 걸친 심사 과정을 통해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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