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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커지는 영향력 견제"...베트남·인도네시아 달려가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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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커지는 영향력 견제"...베트남·인도네시아 달려가는 미국

입력
2023.04.08 00: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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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하원 대표단 8일간 양국 방문
"함께해야만 다면적 도전에 대처"
말레이 정상 베이징 방문 일주일 만
'남중국해 갈등국' 끌어들여 견제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적극적으로 손을 뻗고 있다. 중국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최고지도자를 만나며 ‘차이나 머니’ 위력을 과시한 지 일주일 만에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두 나라를 콕 집어 친분을 과시한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내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례다.

7일 베트남주재 미국대사관은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을 포함해 상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 5명이 8일부터 8일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찾는다고 밝혔다. 표면적 이유는 ‘양국과의 유대 강화’다. 의원들은 기후변화 현장 방문, 부 관료 및 아세안 지도부 면담, 현지 미국 기업인과의 만남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미국 외교위 의원들의 해외 방문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시기가 미묘하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게 불과 일주일 전(지난달 31일)이다. ‘보아보 포럼 참석’이 명분이었지만, 아세안 정상 중 포럼을 위해 중국을 찾은 건 두 정상이 유일했다.

당시 리창 중국 총리는 두 정상에게 “경제 문제를 정치화·안보화하려는 시도를 함께 배격하자”면서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소통을 수호하고 다자무역 체계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첨단 반도체 등 핵심 산업 영역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탈동조화(Decoupling·디커플링)를 비판하면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요청한 것이다. 말레이시아에는 1,700억 링깃(약 50조7,000억 원)을 투자하는 당근책도 내놨다.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미국 의원들이 아세안 핵심 국가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찾는 것은 중국의 아세안 영향력 확대 행보에 맞불을 놓는 성격이 강하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치열한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끌어들여 견제구를 날리는 셈이다.

머클리 의원은 순방을 앞두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이며, 함께해야만 이번 세기 직면한 다면적 도전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도전’은 커지는 중국의 아세안 영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미 베트남에 노골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달 22일 애플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대표들로 구성된 미국 경제대표단이 베트남을 방문해 투자·무역 확대 강화를 제안했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과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아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당 총비서(서기장)와 통화하며 양국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바이든 대통령이 쫑 서기장을 올해 미국으로 초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세에 직면한 최전방 국가라는 이유에서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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