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위기로 다가온 현시점에서 '양육 국가 책임'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정부도 양육을 가정과 국가 모두의 책임으로 보고 촘촘하고 질 높은 지원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MZ세대 부모들이 마음 놓고 일하게 할 양육지원의 핵심은 어린이집이다. 지난해 어린이집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아동발달을 위한 교육을 위해서(41%)'를 꼽았다. 어린이집에서 제공하는 '보육 서비스 질'은 아이들 발달에 미치는 영향과 직결된다.
정부는 지난달 어린이집에서 질 높은 보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무상 보육비용의 기준이 되는 연령별 '표준보육비용'을 발표했다. 일정 수준의 보육 서비스에 필요한 인건비, 급간식비, 교재교구비 등을 의미한다.
이번 표준보육비용은 3년의 조사 주기와 결정 체계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한 이후 최초로 발표한 조사 결과다.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보육 현장과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고, 어린이집 세입세출 심층 분석 등 과학적인 조사로 산출했다. 2022년 표준보육비용은 2019년 대비 약 21% 증가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과 최저임금 인상률이 각각 5%에 달하는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인 수치다.
현실적인 지원 없이 질 높은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 그간 표준보육비용은 한 번 발표되면 다음 발표까지 해당 값을 계속 사용해 왔다. 올해부터는 다음 발표까지 매년 비용을 보정한다. 이를 통해 매년 물가·임금 상승분 등의 현실을 반영한 표준보육비용을 무상 보육 비용 산정을 위한 기준으로 사용하게 된다.
'약자복지' 정책 기조를 반영해 장애아동 표준보육비용도 최초로 발표했다. 장애아동의 특수성을 반영해 진단검사도구, 재활치료교구, 휠체어 등의 품목을 포함하는 등 필요한 비용을 충실히 산정했다.
최근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3개국의 합계출산율을 조사한 결과 1980년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낮았지만, 2000년에는 반대로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할수록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국가들은 아이 낳기를 장려한 것뿐만 아니라 낳은 아이에 대한 양육을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한 것이다.
정부는 출산과 양육 초기 부담을 대폭 완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부모급여'를 도입했고, 가정에서 양육하는 경우에도 긴급할 때 일시적으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간제 보육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보육, 양육 지원체계에 대한 공적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이 사회의 품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지원할 것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을 통해 산정한 표준보육비용이 양육 국가 책임을 위한 뒷받침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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