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울모빌리티쇼가 성황리에 끝났다. 전시회에서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앞선 전기차 선두주자임을 나타내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기아차의 경우, 대형 SUV 전기차인 'EV9'을 세계 최초 공개하면서 전 세계적 관심을 모았다. 쌍용차를 이은 'KG그룹'도 곧 출시되는 '토레스 EVX'라는 전기차를 처음 선보이며 부활의 가능성을 가늠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또 다른 관심은 중소기업의 전기차 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 중역들이 모여 만든 아이레온의 소형 상용모델은 모듈을 바꾸어 RV는 물론 짐을 싣는 스포츠 유틸리티 트럭(SUT)에 이르기까지 6가지 모델로 변신 가능한 전기차로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방산용으로 활용이 특화된 고스트 로보틱스의 전천후 로봇이 전시장 곳곳을 누비면서 관람객의 주목을 끈 것도 흥미로웠다.
미래 모빌리티는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격변하고 있다. 국제 사회의 전기차 전환이 생각 이상으로 빨라지면서 최근의 화두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자율주행, 인공지능 알고리즘 같은 소프트웨어의 차별화가 중요하고, 차량용 반도체는 물론 전동화 움직임도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또한 전기차 자체 완성도에서는 앞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차별화되고 특화된 요소와 디자인이 가미된 차량 구현이 중요한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관건은 미래 모빌리티의 주도권을 누가 쥐는가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중소기업이면서도 대규모 전시장을 차지하여 다양한 모델을 전시한 마스타전기차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 회사는 초소형자동차인 마이크로 모빌리티 중심의 다양한 독자모델을 전시하면서 향후 글로벌 바이어들의 선택에 맞춘 전기차 모델을 대량 공급하고, 나아가 해당 바이어 국가에 전기차 생산 솔루션까지 수출한다는 독특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필자가 누누이 강조해 온 미래 '모빌리티 파운드리' 생산체제와 유사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파운드리'가 특정 반도체의 위탁생산을 뜻하듯, 모빌리티 파운드리는 특정 전기차를 수십만 대 이상 찍어내고 여기에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입력하고 지붕만 바꾸면 천의 얼굴을 가진 모델을 생산하게 되는 방식을 지칭한다. 최근 화두인 애플카나 소니카, 구글카는 이 같은 모빌리티 파운드리 방식으로 생산될 가능성이 크다.
모빌리티 산업의 격변에 따라 지난 130여 년의 내연기관차 중심과 글로벌 제작사 중심의 '슈퍼 갑' 시대는 퇴조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강력한 수직계열 생산체제 대신, 앞으론 설계와 부품, 디자인과 생산에 걸쳐 글로벌 네트워킹과 융합능력을 가진 모빌리티 파운드리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 과연 누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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