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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스쿨존 사고, 비틀비틀 걷지도 못했던 운전자...그래도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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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스쿨존 사고, 비틀비틀 걷지도 못했던 운전자...그래도 '4년?'

입력
2023.04.12 16:00
수정
2023.04.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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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4명 덮치기 20분 전 영상 공개
몸도 못 가누면서 운전석 올라타
윤창호법에도 가해자 "징역 4년"

음주운전으로 배승아(9)양 등 어린이 4명을 치어 숨지게 한 가해자가 운전 직전 자신의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할 정도로 만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음주운전 사망 사고)처벌이 '평균 4년'"이라며 법원이 좀 더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주운전으로 배승아양을 숨지게 한 A(66)씨가 8일 낮 대전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나와 비틀비틀 걷다 옆에 있는 난간에 기대어 있다. 그는 곧바로 자신의 차량으로 가 운전대를 잡았다. MBC 방송 화면 캡처

음주운전으로 배승아양을 숨지게 한 A(66)씨가 8일 낮 대전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나와 비틀비틀 걷다 옆에 있는 난간에 기대어 있다. 그는 곧바로 자신의 차량으로 가 운전대를 잡았다. MBC 방송 화면 캡처


몸도 못 가누면서 운전대 잡아

12일 방송사들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음주운전 가해자 A(66)씨가 8일 낮 2시쯤 대전의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후 차에 올라타기까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A씨는 식당 문을 열고 나오더니 이리저리 비틀거리다 몸을 가누기 힘들자 옆에 있던 난간을 잡고 기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곧바로 바로 앞 주차장에 있던 자신의 차로 향했다. A씨가 탄 차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더니 위태롭게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20분 뒤, 대전 탄방중 근처에서 좌회전을 한 후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반대 차선을 가로질러 인도에 있던 어린이 4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배승아양이 숨지고 다른 1명은 뇌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다른 2명도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공무원인 A씨는 이날 낮 한 식당에서 지인 8명과 소주 13병을 나눠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 보호구역 치사 혐의로 구속된 A씨는 대전 둔산경찰서 앞에서 취재진이 '과속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요, 안 치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한문철 "음주운전 사망사고 징역 4년"

한문철 변호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배승아양 사고에 대해 방송하고 있다. 한문철tv 유튜브 캡처

한문철 변호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배승아양 사고에 대해 방송하고 있다. 한문철tv 유튜브 캡처

한 변호사는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서 이 사고를 다뤘다. 그는 "피해자 잘못이 하나도 없는 음주 사망사고의 처벌 결과를 올려주시는 분들이 여러 분들이 계시다"며 "제가 볼 때 (사망 사고 가해자 처벌은 징역) 평균 4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5년 전 '윤창호법'으로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음에도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것이다. 이 법은 2018년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던 윤창호씨가 부산의 한 횡단보도 앞에 서 있던 중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사고를 당해 사망한 후 생긴 것이다.

당시(2015∼17년) 음주운전 사망 사고 피고인의 평균 형량은 징역 1년 6개월밖에 안 될 정도로 처벌이 약했고, 윤씨의 친구들이 음주운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해 이른바 '윤창호법'이 만들어졌다. 이에 당초 피해자가 사망할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었던 처벌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강화됐다.

그러나 한 변호사는 "최근에 저한테 올라온 사건들이 (음주 사망 사고 가해자 처벌이) 평균 4년이다. 형사 합의가 안 됐고, 용서가 안 됐는데도 징역 4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더 이상 음주운전에 희생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법원에서 판사들이 '내 딸이라면, 내 딸이 이렇게 억울하게 떠나갔다면'이라고 생각해 주면 안 되겠느냐"라고 강조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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