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한바퀴 버스로 무안·함평·영광 서해바다여행
남도에서 대중교통 여행은 어려운 도전이다. 여수·순천·목포 등 일부 큰 도시를 제외하면, 몇 번 안 다니는 농어촌버스나 택시를 타느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남도한바퀴’ 버스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 지역 여행 수단이다. 광주에서 전남 22개 지역 관광 명소로 매일 운행하는 버스로, 착한 요금 덕분에 ‘가성비 갑’ 남도여행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2014년 전라남도와 금호고속이 협력해 7개 코스로 시작한 뒤, 올 4월 26개 코스로 늘었다. 전남의 웬만한 관광지는 남도한바퀴 버스로 쉽게 갈 수 있다. 모든 일정에 해설사가 동행하며, 요금은 9,900원부터 3만2,900원까지 다양하다. 운행거리와 유람선 탑승 등 일정에 따른 차이다. 식비와 입장료는 개별 부담이다. 제주도 페리(진도/완도)와 결합된 1박2일 상품(23만9,000원부터)에는 뱃삯, 숙박비, 식사 비용이 포함돼 있다. 남도한바퀴 홈페이지(citytour.jeonnam.go.kr)에서 상세 일정을 확인하고 예매할 수 있다.
남도한바퀴 투어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과 광주송정역에서 출발한다. 아침 일찍 일정이 시작되기 때문에 고속버스로 하루 전에 내려와 광주에 숙박하거나, 당일은 KTX(용산역 오전 7시46분→광주송정역 9시41분) 또는 SRT(수서역 오전 7시40분→광주송정역 9시15분)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무안·함평·영광 서해바다여행(광주유스퀘어 오전 9시30분, 광주송정역 10시 출발)
이번에 이용한 남도한바퀴 ‘무안·함평·영광 서해바다여행’은 매주 금요일 출발한다. 요금은 1만2,900원. 무안 낙지공원과 조금나루해변, 함평천지 한우비빔밥거리(중식)와 돌머리해수욕장, 영광 칠산타워(입장료 별도)와 설도젓갈타운을 돌아보는 일정이다. 이진형 기사가 탑승객에게 남도한바퀴 목걸이를 나누어 주고 출발한다.
무안 낙지공원과 조금나루 해변 드라이브
최이순 무안군 문화관광해설사의 열정적인 설명을 듣는 사이 낙지공원에 도착했다. 카라반을 운영하는 노을길야영장이 함께 있다. 낙지 모양의 무인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뒤, 해안 오솔길을 걷거나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다시 버스에 오르면 드라이브 하듯 천천히 이동해 조금나루에 닿는다. 창밖으로 백사장과 갯벌, 솔숲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조금나루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적은 조금에 나룻배를 탈 수 있다는 곳이다. 옛날 선도·고이도·매화도 등 인근 섬 주민들이 바다를 건너 함평장과 망운장을 가기 위해 모여들던 나루였다. 현재는 무안군에 하나밖에 없는 유인도 탄도행 배를 탈 수 있다.
함평천지 전통시장과 돌머리해수욕장 갯벌탐방로
다음 목적지는 함평천지 전통시장. 마침 장날(2·7장)이라 시골 장터가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주변은 함평천지 한우비빔밥 음식테마거리다. 때마침 배꼽시계가 점심식사 시간을 알린다. 부드럽고 담백한 함평한우로 조리한 생고기비빔밥(1만 원)을 주문했다. 신선한 생고기에 삶은 콩나물을 얹고, 토종 고추장과 참기름으로 비비니 고소한 감칠맛이 입안에 퍼진다. 뜨끈한 선짓국과 찰떡궁합이다.
점심식사를 마치면 이복임 함평군 문화관광해설사와 만나 석두마을 돌머리해수욕장으로 향한다. 무슨 이유인지 마을 이름은 한자(石頭), 해수욕장 명칭은 우리말(돌머리)이다. 바다를 향해 뻗은 405m의 갯벌탐방로에 시선이 간다. 덱길을 걸으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착각이 든다. 드넓은 서해바다와 갯벌, 은빛 백사장과 어우러진 솔숲이 비경이다. 쉼 없이 불어대는 바닷바람마저 상쾌하다.
영광 칠산타워와 설도젓갈타운 쇼핑
박해자 영광군 문화관광해설사가 칠산타워에서 남도한바퀴 여행객을 맞이한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이지만, 남도한바퀴 이용객에게는 반값만 받는다. 타워 높이는 무려 111m. 전남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다. 광활한 칠산 앞바다와 주변 육지가 한눈에 들어올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가까이는 영광군 염산면과 무안군 해제면을 잇는 칠산대교가, 멀게는 영광과 신안의 섬이 조망된다. 망원경과 전망 창마다 지명이 표기돼 있고 해설사의 이야기가 더해진다. 영광의 삼형제 섬(낙월도·안마도·송이도)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일정은 영광 젓갈의 집합지 설도젓갈타운. 근해에서 잡은 싱싱한 수산물을 영광 천일염으로 가공한 젓갈을 판매하는 곳이다. 6월에 잡아 만든 통통한 새우 육젓이 최고 인기상품이다. 짭조름한 젓갈 시식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뚜껑이 안 닫힐 만큼 꽉꽉 눌러 담아주는 인심에 반해 기꺼이 구입 행렬에 동참했다. 즐거운 여행에 부모님 선물까지 샀으니 발걸음이 가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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