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통과됐지만 광주·전남 온도차
이전 후보지 함평군은 광주 편입 주장
전남도 반발하자 광주는 한발 물러서
무안공항도 반쪽 공항으로 남을 가능성
광주·전남 최대 현안사업인 군 공항 이전사업 특별법이 지난 13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군 공항 이전 후보지로 꼽히는 전남 함평군의 광주광역시 편입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광주시와 전남도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자칫 특별법 통과에도 불구하고 이전 사업 표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광주 군 공항 이전 후보지로는 무안국제공항이 있는 전남 무안군과 최근 9차례에 걸쳐 설명회가 열린 함평군이 거론된다. 무안군은 "군 공항 특별법 통과와 상관없이 이전에 절대 찬성할 수 없다"는 반대 여론이 거세다. 반면 함평군은 이른 시간에 주민여론조사를 거쳐 군 공항 유치의향서를 제출할 계획까지 구상하는 등 적극적이다.
함평군 내부에서는 군 공항 이전 문제를 광주시 편입과 연계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오민수 함평군 사회단체 군공항유지위원장은 14일 “함평 지역민들은 행정 편입을 전제로 군 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행정 편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군 공항 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함평군의 이런 분위기는 강기정 광주시장의 최근 발언과도 무관치 않다. 강 시장은 지난달 30일 "함평군을 광주로 통합시켜 달라 요구가 있었는데 우리는 땡큐다"고 말했다.
그러자 전남도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함평군의 광주시 편입은 전남 인구 감소는 물론 재정 여건을 악화하는 등 전남의 지방 소멸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강 시장 발언 후폭풍이 확산되자 광주시는 “군 공항 문제와 행정 편입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함평군 편입 문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한발 물러섰다.
광주시와 전남도 간 불편한 기류는 특별법 통과 직후 양 지자체 수장 간 입장에서도 노출됐다. 강 시장은 "군 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을 위해선 광주·전남 지도자들이 결단해야 한다"며 "전남지사와 이른 시일 안에 만나 이전 후보지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방안 등 특별법 후속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영록 전남지사는 "정부와 광주광역시는 지역 상생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지역민 모두가 수용 가능한 광주 군 공항 이전에 대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길 바란다"면서 “광주시는 이전 지역이 만족할 만한 통 큰 지원대책을 먼저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더구나 전남도는 기존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당초 무안국제공항은 2021년까지 광주 군 공항과 같은 부지를 사용하는 광주민간공항과 통합이 추진됐다. 하지만 군 공항 이전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사실상 통합 절차는 중단됐다. 함평으로 군 공항이 이전할 경우 무안공항 활성화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광주시가 군 공항 이전 이후 광주민간공항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전남도 입장에선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광주시는 “민간공항 이전 문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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