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테세이라 일병 유출 문건 추가 공개
"풍선, 미 항모 상공·남중국해에서도 발견"
중국이 지난 2월 미국과 안보 갈등을 일으킨 정찰풍선과 비슷한 물체를 최대 4개 더 운용한 정황을 미 정보당국이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기밀 유출 혐의로 전날 체포된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공군 소속 잭 테세이라(21) 일병이 온라인 채팅 서비스 '디스코드'에 유출한 문건 중에서 이 같은 내용을 찾아 보도했다. 발견된 2개의 관련 문건 작성자는 미 국가지리정보국(NGA)이며, 작성일은 2월15일로 명기돼 있다. 15일은 미 동부 해안 상공에서 중국 정찰풍선이 처음으로 격추된 지 11일이 흐른 시점이다.
우선 문건은 동부 해안에서 격추된 중국 정찰풍선을 '킬린-23'이라고 지칭했다. 이어 "과거 중국의 정찰풍선 하나가 미 항공모함 전단 상공을 비행했으며, 또 다른 중국 정찰풍선도 비행 중 남중국해에 추락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문건은 또 '벌저-21', '이카르도-21'로 이름 붙여진 중국의 정찰풍선 2개의 존재도 추가 공개했다.
항모 상공과 남중국해에서 발견된 두 풍선이 벌저-21 등과 동일한 물체인지, 이들 4개의 풍선이 정확히 언제 발견됐는지에 대한 추가정보는 문건에 기록되지 않았다. 현재 문서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킬린-23과 별개인, 최소 2개 최대 4개의 중국 정찰풍선의 존재를 미 당국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 정도다. 물론 올 2월 발견된 킬린에 '23'을 붙인 점에 비춰, 벌저와 이카르도 모두 2021년에 발견됐을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하다.
그나마 가장 많은 정보가 확인된 풍선은 벌저-21이었다. 벌저-21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전 세계를 비행했다. 이 풍선은 줌 기능이 있는 풀 모션 비디오(FMV) 등 정교한 감시장비를 탑재했다. 몇몇 부품은 미국이 정찰풍선 격추 이후 제재 명단에 넣은 중국 EMAST사와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건에는 격추된 킬린-23이 촬영한 사진과 정찰 역량에 대한 정보도 담겨 있다. 킬린-23 역시 합성개구레이더(SAR) 등 정교한 정찰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으며, 최대 1만 와트에 달하는 태양광 패널을 통해 정찰 역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문건은 "미 당국이 격추한 지 일주일이 넘도록 킬린-23에 달린 수많은 안테나와 센서의 정체를 모두 파악하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WP는 풍선들의 명칭이 각각 도널드 킬린, 제임스 화이티 벌저, 토니 아카르도 등 악명 높은 범죄자의 이름을 딴 것으로 보인다고 익명의 당국자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어 "중국 정찰풍선이 미 항모 상공을 비행한 게 사실이라면, '중국의 첩보활동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조 바이든 행정부를 질타하고 있는 미 공화당이 의회에서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WP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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