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압 직후 '펑' 소리... 머릿속 새하얘져"
기시다, "걱정과 불편 끼쳐 사과드린다"
15일 일본 와카마야현에서 연설을 하려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향해 폭발음이 나는 물체를 던진 용의자는 일본 효고현에 거주하는 24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은색 통처럼 보이는 물체를 던진 남성에게 가장 먼저 달려들어 제압한 것은 주변에 있던 현지 어민들이었다. 경찰이 가세해 남성을 체포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3일 실시되는 중의원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이날 오전 11시20분쯤 와카야미현 사이카자키 항구에 도착했다. 이곳은 전에 갓잡은 생선 경매가 이뤄지던 곳으로, 기시다 총리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여 있던 200~300명의 시민 중 상당수가 현지 어업협동조합 관계자 등 어민이었다.
기시다 총리가 지역 특산물인 새우와 참돔 등을 시식한 후 11시30분쯤 응원 연설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오르려 하던 순간, 갑자기 한 남성이 배낭에서 은색 병 같은 물체를 꺼내 던졌다. 그러자 주변에 있언 어민들이 “너 뭐하는 짓이야!” “이놈이다!”라며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어 남성을 제압했다. 주변에 있던 경찰도 뛰어 와 남성을 잡아 바닥에 눕혔다. 이때 단상 근처에서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흰 연기가 피어났다. 다행히 기시다 총리를 포함해 부상 당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을 제압한 어민 중 한 명(35)은 산케이신문에 “제압한 직후에 큰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머릿속이 새하야지고 다리가 떨렸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또 “(유세 중 피격 당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건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경비가 허술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와카야마현은 아베 전 총리가 피격 당한 나라현과 바로 이웃한 지역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 항구에서의 연설은 취소했지만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 1시간 정도 후에 와카야마 역 앞 연설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그는 “앞선 연설 장소에서 큰 폭발음이 발생했다. 많은 분께 걱정과 불편을 끼쳐 드려 사과드린다”고 말하고, “힘을 합쳐 중요한 선거를 잘 치러내자”고 호소했다. 이어 5곳에서 실시되는 중의원·참의원 보궐선거 중 가장 격전지인 지바 5선거구에서 응원 연설을 하기 위해 이동했다.
한편 경찰에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는 효고현에 사는 24세 남성으로, 이름은 ‘木村隆二’라는 한자로만 발표됐다. 소지하고 있던 면허증을 통해 알아낸 정보라고 한다. 이 한자는 일반적으로 ‘기무라 류지’라고 읽히지만, 용의자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정확한 발음은 확인 중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남성은 현장에서 던진 것과 비슷한 모양의 물건을 하나 더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