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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약은 오남용하면 독이 된다"

입력
2023.04.20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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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LSD, 문제아인가, 기적의 아이인가-2

'LSD-25' 샘플을 든 노바티스 연구소 재직 시절의 알베르트 호프만. 노바티스 연구소 사진

'LSD-25' 샘플을 든 노바티스 연구소 재직 시절의 알베르트 호프만. 노바티스 연구소 사진

LSD가 불법 마약으로 지정되면서 후속 연구가 중단됐다. 모든 제약사가 발을 뺐고, 모든 정부도 연구비 지원을 중단했다. 하지만 어느 국가도 LSD의 위력을 체험한 ‘사이키델릭 세대’에게서 LSD를 완벽히 빼앗지는 못했다. LSD는 뒷골목에서, 기성 가치와 통념, 제도에 맞서는 저항-전복의 한 상징이자 시대정신으로, 문학과 음악 미술 영화 등 예술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비틀스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도 LSD의 기운을 받아 지어졌다는 설이 있다.

무색 무미 무취의 LSD는 0.1mg으로 6~12시간 환각 효과를 일으키는 마약이다. 평소 경험하지 못하는 온갖 낯선 감각이 폭죽처럼 터져 판단력과 통제력을 잃게 하고, 체온 저하와 현기증, 홍조, 혈압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강도는 약하지만 약 없이도 환각 증상이 재발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저 위험한 약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지 않은 과학자들이 LSD에 미련을 두고 있고 또 특정 효과를 입증한 논문들이 최근 잇따라 발표되는 까닭도 환각 효과 자체에 있다. 환각의 메커니즘을 알고 적절히 통제할 수 있다면 중독을 비롯한 다양한 정신 질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LSD의 가장 강력한 옹호자는 당연히 알베르트 호프만이었다. 그는 LSD를 “영혼의 치료제”라 부르며 1971년 은퇴 이후로도 숨질 때까지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다학제 간 사이키델릭 연구협회(MAPS) 설립자인 릭 도블린(Rick Doblin)은 2018년 ‘롤링스톤’ 인터뷰에서 “민족주의 근본주의 각종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21세기 인류에게 LSD는 더욱 간절한 대안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LSD 옹호자들은 그 어떤 약도, 건강보조제도, 과용(過用)하면 독이 된다고 주장한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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