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수석 "배터리 수출은 수혜"
윤 대통령 내주 국빈 방미 앞 적극 진화
대통령실이 18일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해 "우리 전기차 수출에 대한 타격은 생각보다 크지 않고 어느 정도 선방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1주일 앞둔 상황에서 미 정부의 IRA 적용 확대로 국내 자동차 산업계가 출렁이고 야당이 대응책을 촉구하자 선제적인 진화에 나선 것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IRA 세부지침으로 세액 공제가 축소된 것은 (한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경쟁 측면에서 크게 나쁘지 않아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 정부는 IRA 세부지침 확대 적용에 따라 최대 7,500달러(약 990만 원)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전기차 16종, 하이브리드차 6종 등 총 22종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테슬라·GM·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제조사가 세액공제 혜택을 독차지했고,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해외 완성차업체는 단 한 곳도 혜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최 수석은 "IRA가 처음 발효된 지난해 8월 '북미 내 최종 조립'이라는 기본 요건을 충족하는 한국차가 없었다"며 IRA 확대 적용은 예견해 대비해 온 터라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IRA 관련 친서를 통한 외교 노력이 효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최 수석은 "렌트나 리스 같은 상용차 보조금 지급은 예외로 인정받아서 한국에서 수출한 전기차도 7,500달러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됐다"며 "(상용차 부문에선)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 수석은 특히 "미국 정부가 발표한 22종(친환경차) 모델 중에 한국 배터리를 쓰는 곳은 무려 17개"라면서 "배터리 수출에 있어선 저희가 수혜를 받는 나라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서 가공된 것도 광물 요건으로 충족되는 것으로 인정받아 우리나라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모두 광물·부품 요건 모두를 만족시키게 됐다"며 "3사에 굉장히 큰 기회가 왔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미국 정부의 발표에 이례적으로 설명에 나선 것은 국내 여론 악화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표면화하는 상황에서 다음 주 윤 대통령 방미의 부담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세미나를 열고 미국 정부의 IRA와 반도체지원법 등에 맞선 외교 대응책을 촉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동맹의 모든 이익이 일치하지 않을 수도, 부딪칠 수도 있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이견을 극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그 틀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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